지난 수주 동안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간 협상이 5일 사실상 타결됐다. FI들이 채권단의 새 제안에 동의를 표하면서, 법정관리 직전까지 몰렸던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일정도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이날 "투자규모가 큰 FI 가운데 마지막까지 합의를 미루던 미국계 펀드 팬지아데카(오크트리)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채권단 제안에 동의 의사를 전달했다"며 "정식 동의서 제출 절차가 남았지만 사실상 협상은 타결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당초 산은은 FI들에게 보유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팔고, ▦남는 차액 가운데 원금(8,200억원)은 무담보채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자(6,300억원)는 채권단과 1.7대1의 비율로 차등 대우해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FI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FI들에게 보유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 사모펀드(PEF)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는 FI들의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으로 계산해 현물출자한 뒤, 추후 대우건설 매각시 채권단과 함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이다.
결국 FI들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는데 팬지아데카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새 제안에 동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FI 관계자는 "주식을 팔지, PEF에 참여할 지는 기업 실사보고서가 나온 후 대략적인 워크아웃 플랜(경영 정상화 계획)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FI별로 선택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채권단과 FI간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제 금호산업 워크아웃 준비는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대주주이기 때문에, 대우건설 매각문제가 매듭지어져야만 워크아웃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주주의 사재출연 약속, FI와의 합의에 이어 이제 워크아웃 플랜을 짜는 일이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앞으로 이 달말 금호산업의 주주총회 전까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의 출자전환 규모 등을 담은 워크아웃 플랜을 확정하고 경영진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야 한다. 또 대우건설 지분 처리의 재원 마련을 위해 산은 PEF에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SI) 모집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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