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저 마틴 지음ㆍ노진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발행ㆍ309쪽ㆍ1만2,000원
1997년부터 미국 버지니아주 랜돌프 메이컨대 총장으로 재직해 온 로저 마틴(67). 교육자로서 성공적인 행로를 밟아왔던 그는 2000년대초 폐종양으로 1년밖에 더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는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친 마틴은 건강을 회복했지만 투병중 얻은 비관주의라는 마음의 병은 고치지 못했다. 인생에 대한 회의감에서 벗어나는 일은 절체절명의 과제. 그는 학교 복직을 6개월 앞두고 아주 특별한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이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던 ‘대학 신입생’으로 돌아가기였다. 그가 선택한 학교는 메릴랜드주의 세인트존스대로 호메로스, 플라톤부터 디킨스, 마르크스에 이르는 다양한 고전을 읽고 세미나를 진행하는 커리큘럼이 특징인 학교였다.
예순 넘은 대학 총장 출신 신입생의 캠퍼스라이프는 좌충우돌이다. 아들딸 같은 동급생들과의 토론시간에는 혹시 망신당할까 싶어 입을 꼭 다물고 있기도 하고, 조정 클럽에 들어가 심장이 터져라 노를 젓지만 자신의 나이의 3분의 1도 안되는 어린 학생들에게 야단맞기도 일쑤다. 학생들에게 조언해주는 일로 평생을 보냈던 그는 어린 학생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처지가 된다.
책에는 이처럼 노력해도 세대 차 때문에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없고, 동급생들의 무관심에 굴욕감을 느끼기도 하던 마틴이 결국 세대 간 장벽을 뛰어넘어 공감을 이뤄내고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낙관주의의 핵심은 도전에서 비롯된다는 책의 핵심적 전언이 유머러스한 문장의 뒷받침을 받아 설득력 있게 읽힌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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