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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환자들만 속타는 카바수술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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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환자들만 속타는 카바수술 논쟁

입력
2010.03.0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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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의 카바(종합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 수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뜨겁다. 한보건의료연구원의 카바 시술 중단 건의 보고서로 촉발된 진실 공방이 송 교수의 강도 높은 반박과 문제 제기, 그리고 이에 맞선 보건연의 되받아 치기 등 핑퐁 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양보 없는 진흙탕 싸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피해가 심장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연과 송 교수 양측은 열흘이 넘도록 서로를 비난ㆍ반박하는 자료를 언론사에 보내는 행태만 되풀이하고 있다. 송 교수는 이유야 어찌 됐든 보건연 요구에 협조해야 하는데도 일을 핑계로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작년 설립된 보건연의 검증 작업이 서투르다면 기자회견 대신, 보건연에 직접 따졌어야 한다.

보건연의 고약한 행동은 한술 더 뜬다. 공적 기관이라는 진중함을 잃고 송 교수 반박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 감정이 담긴 보도 자료를 연일 토해 내고 있다. 특히 보고서를 유출하지 않았다는 보건연의 말이 백 번 사실이라 하더라도 환자나 의료계를 혼란에 빠뜨릴 문서를 만든 곳이라면 구차한 변명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도 보건연이 송 교수에게 구체적ㆍ객관적 유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한 건 졸렬하기까지 하다. 이를 수수 방관하는 보건복지가족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시급한 것은 카바 수술의 안전성을 검증해 수술을 앞둔 환자들의 불안을 풀어 주는 일이다. 기존의 방식대로 인공판막 수술을 한 뒤 항응고제(혈액 응고 방지약)를 평생 먹어야 할지, 아니면 송 교수 주장대로 약 복용 없이 살 수 있는 카바 수술을 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환자들을 위해서다.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한다면 양측은 조속히 장내로 들어가 검증 작업에 전념해야 한다. 서로 다투는 사이 환자들의 가슴은 타 들어 가고 있다.

박기수 정책사회부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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