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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21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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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21그램

입력
2010.03.0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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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짜리 동전 네 개

초코바 하나

벌새 한 마리

그것의 무게

사람이 죽으면 빠져나간다는,

영혼의 무게 21그램

나머지 5만… 여 그램의 내 살과 뼈와 피의 무게란

얼마나 무거운 것이냐 덧없는 것이냐

이 고깃덩어리로 뭘 해보겠다고

● 살과 뼈와 피의 요구를 다 들어주며 가는 내 영혼은 고달프기도 하여라

제 딸은 달리기를 잘 못해요. 저는 달리는 게 좋은데. 한 번은 운동회를 앞두고 딸에게 달리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심장은 터지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있는 힘껏 달려 봐. 나중에는 저절로 달려가게 될 거야. 하지만 훈련은 실패. 이번에는 딸의 손을 잡고 같이 달렸어요. 자, 이렇게. 양옆으로 집들이 쭉 늘어선 골목길에서 둘이 달렸죠. 어떻게, 라고 딸이 뛰면서 외치더군요. 사람이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 거야? 꼭 날아가는 것 같아. 원래 우리는 되게 가벼운 사람들인데, 그래서 잘못하면 바람에 휙 날아가 버릴 수도 있는데, 딸은 아직 그걸 모르는 모양이에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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