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골프웨어와 아웃도어룩도 제 철을 만났다. '국민 캐주얼'의 권좌는 골프웨어에서 아웃도어룩으로 자리 이동한지 오래. 하지만 골프웨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올 봄 골프웨어는 색으로, 아웃도어는 세분화 전략으로 치열한 영토확장전을 치른다.
박빙의 맞수, 전천후 활용성 vs 패션 감각
시장규모로만 보면 골프와 아웃도어는 박빙의 맞수다. 지난해 아웃도어룩의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대, 올해는 2조1,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는 주춤하지만 골프웨어 시장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아웃도어와 비슷한 수준이고 올해는 2조2,000억원대를 예상한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2004년부터 시작된 아웃도어 열풍이 여전하다. 초로의 등산객들이나 입던 아웃도어룩이 남녀노소의 야외활동을 책임지는 국민 캐주얼로 등극한 지 오래다. 그린 위에서 조차 아웃도어룩 바람막이 재킷을 입고 공을 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이니 한 때 중상류층의 신분과시용이자 만만한 캐주얼의류로 각광 받던 골프웨어 업계로서는 절치부심 반격의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는 처지.
하지영 보그너 마케팅실장은 "아웃도어룩이 전천후 레저복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디자인이 천편일률적이어서 높아진 패션감각을 충족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며 "라운딩을 위한 전문적인 기능성, 필드에서 더욱 돋보이는 형형색색 섬세한 디자인을 갖춘 골프웨어의 인기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프웨어, 그린 수놓는 다채로운 색상이 무기
올 봄 골프웨어의 무기는 다채로운 색상이다. 생동감 있는 형광색들이 그린 위에 화려한 꽃을 피운다. 강렬한 오렌지색과 노랑색, 파랑색 등 화사한 컬러들이 세련된 디자인에 얹혀 주목 받는다. 골프인구의 연령이 20대까지 낮아지면서 디자인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초미니스커트부터 후드티셔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화됐다.
보그너는 주홍, 노랑, 녹색, 파랑 등 4가지 색상을 중심으로 화사한 배색효과를 강조한 골프라인을 출시했다. 올 봄 유행색인 오렌지색을 통해 활동적인 느낌을 강조한 오렌지라인과 약간의 패턴을 가미해 명랑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는 옐로우라인, 필드의 부드러운 곡선을 디자인에 응용해 세련된 멋을 더해주는 블루라인, 와펜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그린라인 등이다.
송지오 골프웨어는 땀 흡수와 통기성 기능이 좋아 쾌적한 라운딩을 도와주는 윈드브레이커를 패셔너블하게 해석한 제품들을 내놓았다. 봄 시즌 레이어링(layeringㆍ겹쳐입기)을 트렌드로 제시한 이 브랜드는 얇은 기능성 이너웨어 위에 티셔츠를 레이어드룩으로 연출하도록 해 20, 30대 패션감각이 뛰어난 젊은 골퍼들을 집중 공략한다. 옆 선에 주름을 잡아 포인트를 준 검정색 스커트에 흰색 윈드브레이커를 걸쳐 발랄하면서 세련된 멋을 강조한다.
푸마골프는 올해 런웨이 트렌드에서 영향을 받은 날씬한 실루엣과 화사한 색상 배합의 제품들을 내놓았다. 주력 상품은 남녀용 폴로 셔츠로 부드러운 착용감을 제공하는 울트라 소프트 모델(Ultra soft model)소재를 사용했다. 골프재킷은 반짝이면서도 부드럽고 바람막이 기능을 갖춘 특수천으로 제작했으며 웬만한 도심 트렌치코트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또 대담한 파란색 버뮤다 반바지나 긴 바지에는 볼마크를 위해 휴대해야 하는 코인 보관용 주머니 등 깜찍한 아이디어들을 담았다.
아웃도어, 바이크, 여행, 트레일러닝… 세분화가 무기
아웃도어업계의 올해 키워드는 세분화다. '아웃도어=등산'이라는 공식이 비좁다는 듯이 고기능성 의류의 장점과 편리성을 앞세워 골프, 조깅, 캐주얼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올해의 최대 화두는 자전거 열풍을 탄 바이크 라인들이다. 노스페이스를 비롯 코오롱스포츠, K2 등 빅브랜드들이 잇달아 바이크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노스페이스도 등산을 벗어나 산악자전거, 여행, 트레일러닝, 스포츠클라이밍, 포토트래블 등 전문화 세분화 된 제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산악자전거 관련 제품들은 지난해 성기학 회장이 "자전거 관련 깜짝 놀랄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을 만큼 주력상품. 산악자전거를 주축으로 한 전문 바이크웨어를 지향하며 바이크 전용 장갑과 배낭 등 액세서리도 완비했다. 상의는 눈에 띄는 네온계 컬러와 리플랙티브 트리밍을 사용했으며 하의는 인체 공학적인 구조와 뛰어난 충격흡수 재질의 패들을 사용한 바이크라이너를 장착해 격한 라이딩 시에도 안정감을 확보해준다.
무게를 줄이기 위한 초경량 아웃도어 경쟁도 치열하다. 초경량 아웃도어 제품은 부피가 작고 가벼운데다 쉽게 구겨지지 않아 장거리 여행가방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손준호 코오롱스포츠 영업센터 括揚?"흡습 속건 기능이 보편화 되면서 1g이라도 더 가벼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스포츠는 봄 신상품으로 등산화, 재킷, 셔츠, 배낭 등에 초경량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나일론 직물 중 가장 가늘고 가벼운 10데니아(원료 10그램에서 9,000미터의 원사를 만들었다는 의미) 소재를 사용해 무게 70g을 실현한 국내에서 가장 가벼운 등산재킷 등을 내놓았다.
또 에이글은 러버부츠와 함께 여행차림을 완성시켜줄 위너재킷을 선보였다. 방수방풍 기능은 물론 탈착 가능한 후드와 허리 조임이 가능한 날렵한 디자인으로 여성들의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러버부츠는 지난 겨울부터 인기를 얻은 제품으로 방수성과 투습성, 보온성이 좋아 4계절 내내 착용할 수 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