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 숲과 아프리카 정글에 살던 유인원들이 도시 한복판의 동물원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그들의 삶은 변했다. 고릴라는 시멘트 바닥에 독이 오른 발을 절단했고 침팬지는 자기 털을 끊임없이 뽑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서울동물원은 개원 100주년을 맞아 유인원들에게 야생의 환경을 되찾아주기 위한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MBC는 5일 밤 10시 55분, 'MBC 스페셜'에서 서울동물원 유인원관 이주 프로젝트 200일간의 기록이자 도시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 유인원에 대한 보고서인 '도시의 유인원'을 방송한다.
서울동물원은 유인원의 야생성을 되찾아주기 위해 20m 높이의 정글짐과 통나무 집, 크고 작은 바위와 나무로 야생의 환경을 재현해 새로운 유인원관을 꾸몄다.
국내에 살고 있는 고릴라는 단 두 마리. 늙은 수컷 고리롱과 젊은 암컷 고리나가 주인공이다. 고릴라는 CITES(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1급 멸종 위기 종이라서 고리롱이 죽고 나면 우리나라에서 고릴라를 볼 수 있는 것은 고리나가 살아 있는 동안뿐이다.
동물원에 야외 방사장이 마련되자 고릴라의 야생성이 되살아났다. '드러밍'(가슴치기)은 물론 15m 높이의 나무를 단숨에 오르기도 했다.
평소 영민한 행동으로 사육사들로부터 '천재 오랑우탄'이라는 별명을 얻은 일곱 살 오랑우탄 보라. 프로그램은 보라의 인지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실험 내용과 보라가 보여준 놀라운 능력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관람객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침팬지를 위해 설치한 '몰래관람창'을 통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침팬지의 생생한 교미 생태도 확인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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