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치른 경기였다. 월드컵 상대 팀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선수들에게 틈나는 대로 공부하라고 숙제를 내줬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나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사실상 확정 짓는 마지막 경기. 더구나 반드시 꺾어야 하는 '가상의 나이지리아'였다.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아프리카 적응력 등 '예방주사'를 맞기 위해 "승패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에둘렀지만 패할 경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공격력이 되살아나고 느슨했던 수비 조직력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국의 2-0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도 그제서야 미소가 번졌다.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허 감독은 "선수들이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잘 해줘 기쁘다. 11명이 전체적으로 함께 상대를 압박하면서 공간을 내 주지 않았던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전반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이와타)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운 4-4-2에서 후반 안정환(다롄 스더)을 원톱으로 한 4-2-3-1로의 포메이션 변화를 준 이유에 대해 "전반 초반 골이 터진 뒤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후반에는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면서 날카로운 역습을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좋은 소득인 것 같다"며 상대에 따른 '맞춤식' 포메이션 변화를 계속 시도할 뜻을 내비쳤다.
선제골을 넣은 이동국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허 감독은 "감각과 위치선정, 타이밍이 적절하게 잘 맞아 떨어진 좋은 골"이라며 "월드컵 본선에 가서 더 잘 할 수 있도록 몸도 만들고 소위 '칼도 갈고' 열심히 준비를 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동국의 남아공 월드컵 행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후반 4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안정환에 대해서는 "우리는 본선에서 필요할 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비록 골은 못 넣었지만 날카로운 면을 보여줘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여전히 '조커'로서의 가능성에 신뢰를 보냈다.
최종 엔트리 구상도 밝혔다. 허 감독은 "6월 본선 전까지 어떤 선수가 최고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조원희, 설기현을 비롯해 부상 중인 염기훈 선수도 포함돼 있다"고 해 소속팀에서의 활약 여부가 향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인천공항=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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