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찮은 판정으로 중국에 올림픽 금메달을 뺏긴 여자쇼트트랙대표팀이 설욕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중국과 최강 자리를 두고 다시 한번 맞붙는다. 한국은 최근 끝난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중국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으나 레이스 도중 김민정(25ㆍ용인시청)의 밀치기 반칙이 지적돼 실격 처리됐다. 금메달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중국의 차지. 당시 반칙 상황이 확연치 않았고, 주심이 8년 전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어이없는 실격 판정으로 김동성을 탈락시킨 심판이라 울분은 더욱 심했다.
절치부심한 대표팀은 2일 저녁 밴쿠버에서 귀국 후 짧은 휴식을 마치고 4일 오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세계선수권에서 반드시 중국을 누르고 올림픽 '노골드' 수모를 씻겠다는 각오. 올림픽 3,000m 계주 직후 삭발로 억울한 심정을 표출, 눈길을 끌었던 최광복(36) 대표팀 코치는 4일 "2, 3등 하려고 나가는 게 아니다. 목표는 5개 종목(500m, 1,000m, 1,500m, 3,000m, 3,000m 계주) 금메달 싹쓸이다. 특히 계주는 꼭 중국과 붙어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이은별(19ㆍ연수여고), 박승희(18ㆍ광문고) 등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중국도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왕멍, 2관왕 저우양 등 간판들이 고스란히 출전해 올림픽 연장전 성격을 띨 전망이다. 대표팀은 올림픽 준비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지옥훈련'을 소화할 계획. 주말에도 잠깐의 외출만 있을 뿐 훈련은 계속된다.
한편 올림픽 2관왕 이정수(21ㆍ단국대) 등 남자대표팀도 이날 입촌해 세계선수권 준비를 시작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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