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마무리가 중요하다. 캠핑장을 떠나기 앞서 사이트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사용했던 장비를 말끔하게 손질해두어야 한다. 피곤하다고 '집에 가서 하지'하며 미루지 말자.
캠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어마어마한 장비를 다시 꺼내 손질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좀 귀찮더라도 현장에서 끝내는 습관을 들이자. 캠핑 마무리는 다음 캠핑을 위한 첫 준비단계이기도 하다.
깔끔한 장비 손질은 장비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씻지도 않는 코펠을 그대로 담아두거나 젖은 텐트를 가방 속에 그대로 넣는 일은 장비를 일부러 망가뜨리는 일이다. 뒷정리는 캠핑장에서 철수하는 날 아침부터 시작한다.
먼저 침낭.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플라이의 스트링 위에 펴서 넌다. 침낭은 캠핑장에서 말리는 것이 가장 좋다. 캠핑장 만큼 햇살이 많이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은 없다. 그 다음은 화로다. 재를 털어내고 키친타월 등으로 화로를 청소한다. 코펠도 깨끗이 세척한 후 말리고 아이스박스나 쿨러는 마른걸레나 행주로 닦아낸다. 그리고 자질구레한 장비들을 수납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접는다. 텐트와 타프는 마지막에 걷는 것이 좋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 부득이하게 집으로 돌아와 장비를 손질해야 할 때가 있다. 이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텐트와 침낭이다. 비에 젖은 텐트는 거실에서 물기를 제거하는 것으로 '응급처치'를 한다. 선풍기를 틀어두면 좋다. 하지만 텐트를 말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텐트를 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두자.
침낭은 가급적 세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굳이 세탁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손빨래를 하도록 한다. 욕조에 넣고 세제를 뿌린 후 발로 밟아가면서 빤다. 말릴 때는 소쿠리에 담아 자연스럽게 물기를 뺀다. 수분이 어느 정도 빠지면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린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많이 사용했거나 소진된 연료, 쌀, 조미료 등처럼 상온에 오래 둬도 변질되지 않는 것은 미리 채워둔다.
캠핑장은 공동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밤늦은 시간까지 소란을 피우는 것. 아이들이 잠자리에 드는 오후 9~10시 이후에는 가급적 조용조용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자.
오토캠핑은 자연을 즐기는 일이기도 하다. 자연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되도록이면 풀 한 포기, 나뭇가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캠핑을 즐기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쓰레기는 한 조각도 남기지 말며 분리수거 원칙은 철저히 지킨다. 설거지할 때도 되도록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그릇을 물로 씻어낸 뒤 휴지로 깨끗이 닦는다. 일회용 접시나 수저, 컵 등 일회용품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도 에코 캠핑의 첫걸음이다.
<오토캠핑 바이블> 저자 최갑수 오토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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