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장은 여야 정당의 새 인물 영입 발표로 연일 시끌벅적하다. 서울시, 경찰청 간부를 역임한 전직 고위공직자 영입으로 주가를 올리던 민주당은 2일과 3일에도 잇따라 성과를 냈다. 제주지사선거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와 한나라당 기초단체장이었던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등을 입당시킨 것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비판도 많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쉽게 바꾸는 '철새 정치인' 논란이 거세다. 정 구청장의 경우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하다가 2006년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논란을 빚었던 인사다. 우 전 지사도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도지사에 당선되기 전까지 신한국당 국책자문위원을 지냈고, 이후 민주당을 탈당한 경력도 갖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에도 당적을 바꿔 입당한 사례가 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됐다가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 탈당한 뒤 2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오랜 병폐로 지적돼온 '잦은 당적 변경'의 정치가 다시 도진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선거철이 되니까 여야 정당에 철새들이 날아드는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두 사람의 입당에 대해 변론을 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정 구청장은 백의종군하겠다며 민주당에 돌아온다는데 무조건 막을 수 없었다"며 "우 전 지사의 경우 성희롱 논란은 무죄 판결이 났고 당적 변경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철새 정치는 여야 모두의 문제이지만 최근 민주당이 원칙 없는 영입을 추진하는 것은 독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선거에서 명분과 원칙을 무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 전략에 대한 반성과 수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상원 정치부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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