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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産 참치' 무럭무럭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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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産 참치' 무럭무럭 자랍니다

입력
2010.03.0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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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초밥 등 일본 음식의 세계화에 맞물려 최고급 어종으로 등극한 게 참다랑어(참치). 지금 세계는 '참치전쟁' 중이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참치를 확보하기 위해 각국이 어획량을 늘리자, 참치 관련 국제기구들이 어획쿼터량을 축소하는 등 어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참치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해 어획을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 리스트에 오르게 되면 해당 어류는 자동적으로 2년간 어획이 금지된다. 앞으로 참치를 구경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참치 양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원양어선을 타고 먼바다에 나가야만 잡을 수 있던 원양어종 참치를 가까운 바다의 양식장에서 본격적으로 기르고 잡겠다는 얘기다. 현재 제주도 앞바다에선 세계 최초로 참치 양식이 시도되고 있다.

참치 양식에 청신호

국립수산과학원은 제주도에서 진행 중인 참치의 '외해 수중가두리양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제주도 추자도 근해에서 참다랑어의 종묘(씨물고기)를 잡는 데 성공한 뒤 제주도 표선면에 있는 거대 통발모양의 수중가두리에 옮겨진 400여마리가 현재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것.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1㎏도 안되던 참치들이 4~5㎏ 크기로 성장했다"며 "낮은 수온에도 불구하고 폐사 참치가 발견되지 않고 있고 성장속도도 예상보다 빨라 우리나라의 참치 양식 시대에도 파란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가까운 곳에서 잡아 올릴 수 있게 된 만큼 사이판 등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냉동 상태가 아닌 활어회 상태로 참치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외해 양식은 육지로부터 3㎞ 정도 떨어져 조류가 아닌 해류의 영향을 받는 대양 해역에서 이뤄지는 양식. 태풍과 적조, 홍수 등에 의한 피해에서 자유로워 최근 각광받고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주변 환경에 민감한 참치의 특성상 수온과 적당한 수심(40~50m) 등의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외해 가두리를 이용한 양식에 성공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다.

맛은 양식이 한 수 위

양식에 성공하더라도 문제는 맛이다. 맛에 관한 한 양식은 자연산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 특히 드넓은 바다를 휘젓고 다니던 참치인 만큼 가둬놓고 키울 경우 맛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식을 해도 별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맛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수산과학원의 설명. 과학원 관계자는 "참치는 지방이 많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며 "한 구역에 몰아놓고 키우는 만큼 사료 조절을 통해 더 고급 참치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외해에서 양식하는 만큼 미생물에 의한 피해가 없어 항생제 등을 쓰지 않아도 돼 더 안전하다는 이점도 있다.

임광수 수산과학원 원장은 "양식 참치들은 바다 속 20∼30m 수중가두리 안에서 자연산과 같은 몸 색깔과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며 "잡은 즉시 냉동고로 들어가지 않고 거의 산 채로 수송이 가능하게 된 만큼 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늦었지만 3년내 따라잡는다

우리의 참치 양식 수준은 이 분야 선진국인 일본에 비해서는 약 35년 정도 뒤처져 있다. 뒤늦게 뛰어든 호주에 비해서도 20년 가량 늦다. 단, 일본이나 호주 및 지중해 연안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가까운 바다에서 일반 가두리방식으로 양식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14년까지 이들 국가와의 기술 격차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육과 생산, 수정란 확보 기술 등을 융ㆍ복합 연구기술을 동원해 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어획시험(작은 참치를 잡아서 키우는)에 의한 양식은 2~3년 내 선진국과 동등한 기술수준으로 발전하게 되며, 수정란 확보 등을 통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의한 양식은 10년 이내 대등한 기술수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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