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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종 이유리 양 어머니 간절한 호소/ "중학교 간다고 들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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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종 이유리 양 어머니 간절한 호소/ "중학교 간다고 들떠 있었는데…"

입력
2010.03.0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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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탓도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우리 유리만 돌려보내 주세요."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 덕포1동에서 실종된 이유리(13)양의 어머니 홍미임(38)씨는 납치범을 향해 간절히 호소했다.

실종 8일째인 3일 홍씨는 "오늘은 유리가 고대하던 중학교 입학식 날인데 가슴이 더 찢어지는 군요"라고 흐느꼈다. 그는 "유리가 중학교 1학년 책을 받아 지난 일요일(2월 28일) 마트에 같이 노트를 사러 가기로 약속했었어요. 중학교에 간다고 그렇게 들떠 있었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양 실종 이후 홍씨와 가족의 하루하루는 고통의 연속이다. 경찰이 유력한 납치 용의자로 김길태(33)씨를 지목하고 공개수배에 나섰지만 수사에 진척이 없어 홍씨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집 전화벨만 울리면 애타게 기다리는 딸의 목소리가 아닐까 싶어 부리나케 전화기를 들곤 한다.

홍씨는 "사라진 날 유리가 옷을 얇게 입고 있었는데 추위에 떨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며 "차라리 내가 죽는 게 더 낫겠어요"라며 눈물을 쏟았다. "진작 이사 가려고 마음 먹었는데 적당한 집이 없어 미룬 것이 너무 후회스럽고 유리에게 미안해요"라는 그의 말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매일 납치 용의자 수배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 그는 납치범에게 "지금이라도 유리를 돌려 주세요"고 눈물로 호소하면서 "시민들도 자기 딸이라 생각하고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고 부탁했다.

한편 경찰이 이 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길태(33)씨로 추정되는 남성을 눈앞에서 놓쳐 부실 수사 논란을 빚고 있다.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소속 형사 3명이 1시간 가량 야간 수색을 하던 중 이양 집에서 30~40m 가량 떨어진 빈집에서 30대 용의자를 발견했으나 추적에 실패했다.

당시 2명이 빈집 현관을 지키고 있는 상태에서 나머지 1명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플래시를 비추자 갑자기 점퍼 차림의 남성이 반대편 창문을 박차고 5m 담장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에 경찰관이 '잡아라'는 고함을 지르며 함께 뛰어내렸으나 착지하면서 발목을 다쳐 더 이상 뒤쫓지 못했다.

현관에 있던 형사들이 도주 현장으로 뛰어왔으나 용의자는 이미 사리지고 없었다. 이 남성은 어두운 빛깔의 점퍼와 흰색 후드 티셔츠 차림에 은색 빛깔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다면 빈집 주변을 병력으로 에워쌌겠지만 새벽 수색하던 중이라 인력이 부족, 체포에 실패했다"며 "당시 현장이 너무 어두워 이 남성을 김씨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인근 빈집에 자주 출몰했고, 체격 조건과 빠른 몸놀림이 비슷하며, 경찰을 피해 급히 달아난 점 등으로 볼 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주 현장에서 발견된 옷가지 이불 등을 수거해 정밀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부산경찰청 기동대 등 경찰 인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 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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