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달 후반 중국을 비공식 방문하기 위해 양국이 최종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베이징(北京) 외교관계자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06년 1월 이후 4년 2개월 만인 이번 방중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과 회담해 중국의 대북 지원이나 핵 문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눈다. 북한 경제는 지난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유엔 제재 결의와 화폐개혁 정책 실패로 궁지에 몰려 있어 김 위원장은 중국에게서 대규모 지원을 끌어내고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의 단초를 마련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6자회담 복귀를 후진타오 주석에게 약속하는 대신 제재 해제를 미국에 요청토록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방중 시기와 관련해 중국은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15일 전후 폐막한 이후 방문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집무 관계로 4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며 후계자로 유력한 3남 정은씨가 동행할지는 “현 시점에서 확인된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지는 베이징과 동북 지역 일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주석을 면담한 뒤 톈진(天津)과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등을 둘러봤다. 톈진시에서는 당위원회 서기를 만났고 하이허(海河)이탈리아식 경관구, 진완(津灣)광장 등을 방문했다. 랴오닝성과 지린성에서는 공산당 관계자를 만나 북중 국경 압록강 유역 개발과 국가전력사업으로 승인된 두만강 유역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다면 이번에는 베이징 주변이나 동북 지역을 시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지역은 김 부장의 중국 방문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2001년 중국 방문 때 베이징, 톈진, 상하이(上海) 등을 둘러봤고, 2006년에는 이창(宜昌), 광저우(廣州) 등을 방문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