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3개월 미만의 영ㆍ유아에게 생긴 충치균의 90%는 엄마에게서 옮은 것입니다."
구강 미생물과 타액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바 소더링(사진) 핀란드 투르크대 박사는 지난달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33개월 미만 아기에게 전염되는 충치균은 평생 입 안에서 서식하며 충치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소더링 박사는 대한치위생과교수협의회와 충치예방연구회 초청으로 방한했다.
소더링 박사는 "엄마에게 충치를 일으키는 활성화된 균이 있다면 음식이나 입맞춤 등을 통해 아이에게 옮겨져 생후 6개월 즈음 자라나는 젖니 표면에 세균이 증식돼 충치가 생긴다"고 말했다.
입 안에 서식하는 세균 중 충치의 원인균은 뮤탄스균이다. 사람은 충치균을 갖고 태어나지 않지만 엄마가 아기에게 뽀뽀를 하거나 음식을 씹어서 먹이는 등의 생활습관으로 태어날 때 없던 충치균이 생긴다. 따라서 임신할 때부터 엄마의 구강 관리가 자녀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소더링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임신 중에 충치가 생기면 치료를 미루는 임신부가 많은데 오히려 치과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태아의 치아 건강을 위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임신 중에 입덧을 할 때 위산이 올라와 입 안에 고여서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잦은 칫솔질과 구강 청결제 사용으로 치아가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소더링 박사가 소개하는 임신ㆍ출산 시 자신과 자녀의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한 7가지 습관이다. ▦입덧할 때 자일리톨껌을 자주 씹거나 감염 예방 기능이 있는 구강청결제를 이용한다. ▦식사하면 빨리 칫솔질을 한다. ▦음료수ㆍ시럽으로 된 약을 먹으면 물로 입 안을 헹군다. ▦이쑤시개 대신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이용한다. ▦엄마 입으로 음식을 씹어서 아기에게 먹이지 않는다. ▦엄마나 아이를 돌보는 사람의 입에 들어갔던 수저나 고무 젖꼭지 등을 아기 입에 넣지 않는다. ▦충치균이 있으면 아기 입에 뽀뽀를 하지 않는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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