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2인자인 도널드 콘 부의장이 1일 사의를 표명하자 후임 하마평이 무성하다. 백악관은 장기 공석중인 2명의 이사 후보도 이번에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임명한 대니얼 타룰로 이사를 포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 인원 12명 중 4명을 자기 사람으로 채울 수 있게 된다.
콘 부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지난 대선 때부터 오바마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설계했던 인사들이 많다. 의회 인준절차가 남아있고 공화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지만, 어쨌든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Fed 자체를 민주당 성향으로 바꾸려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 또 그 전 행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중앙은행 독립성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는 미국에서도 이른바 '코드' 인사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코드 논란'은 있을지언정, '자질(실력) 논란'은 없다는 게 인상적이다. 지난해 임명된 타룰로 이사만해도 분명 민주당 사람이지만, 과거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국제경제정책을 담당했고 이후 조지타운대 법대 교수로 옮겨 국제 금융규제나 은행법 등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현재 차기 Fed부의장이나 이사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역시 뛰어난 연구 업적을 남겼거나 상당기간 소신 있게 정책자문을 해온 학자들 혹은 오랜 기간 동안 능력이 검증된 Fed맨 들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 3명의 금융통화위원이 교체된다. 아마도 현 정부와 이념적, 정책적 성향이 맞는 인사들로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함량 미달 인사'는 곤란하다. 설령 코드를 맞추고 논공행상을 하더라도, 금융ㆍ통화정책전문가로서 자질은 갖춰야 한다. 경제적으로 이 중대한 시기에, 만약 '준비 안 된 금통위원'들이 금리정책을 좌지우지한다면? 끔찍할 따름이다.
경제부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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