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급가속 결함이 제기되기 이전인 2006년부터 이미 도요타 내부에서 차량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미 상원의 상무ㆍ에너지ㆍ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세번째이자 마지막 도요타 사태 청문회에서 존 록펠러 위원장(민주)은 이런 내용의 도요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짐 프레스 도요타 북미 지사장은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점점 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NHTSA가 차량 안전 문제를 다루는 당국이라는 점에서 이는 품질 저하에 따른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규제 당국과 마찰이 잦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프레스 사장의 문제 제기 이후 1년 반쯤 뒤에는 도요타 북미 지사의 크리스 틴토 안전책임자가 재차 “품질 문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본사에 전했다.
록펠러 위원장은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앞서 “프레스 사장의 경고가 일본의 도요타 수뇌부에 전달된 것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도요타 급가속 문제와 관련한 사망자 통계도 점점 늘고 있다.
미 교통부는 청문회에 앞서 2000년 이후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문제와 관련해 52건의 사망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통부가 앞서 집계한 34명보다 20여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레이 러후드 교통장관은 급발진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스마트 페달 장치인 ‘브레이크 오버라이드(brake override)’ 시스템을 모든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시스템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가속 페달의 기능을 정지시켜 엔진출력을 줄임으로써 차량을 안전하게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 일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이런 장치를 장착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이 장치가 없으면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운전자가 차량을 계속 운전하려는 것으로 컴퓨터 시스템이 인식해 제동이 이뤄지지 않는다.
한편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저 중 하나인 닛산 자동차는 브레이크 페달과 연료계에 결함이 있는 차량 54만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타이탄 픽업트럭과 아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퀘스트 미니밴 등은 브레이크 페달이 느슨해져 감속능력이 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5~2009년 아마다와 타이탄 차종, 2006년 및 2008년 프런티어 픽업트럭과 엑스트라, 패스파인더 SUV는 연료계 결함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닛산은 이 문제와 관련한 사고 사례는 아직 접수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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