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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비결은 'SP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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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비결은 'SPEED'

입력
2010.03.0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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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수확한 결실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교훈을 남기고 있다. 김연아의 금메달로 한껏 자긍심을 높인 피겨스케이팅은 물론 효자종목 쇼트트랙,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스피드스케이팅 등으로 한국은 빙상강국 반열에 우뚝 섰다. 그 가운데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500m 남녀 동반우승의 위업을 달성했고, 두 명이나 복수 메달을 획득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 빙상 5대 성공요인

주요 외신들은'놀라운 이변(Surprise Upset)', '깜짝 놀랄 금메달(stunning gold)', '충격적 승리(shock victory)'등으로 한국의 예상 밖 선전을 보도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약체로 평가되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이뤄 낸 쾌거는 다른 스포츠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펼쳐야 하는 우리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쾌거의 비결을 5대 요인,'SPEED(스피드)'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Sponsorship(후원), 즉 장기적 시각의 투자와 지원이다. 후원기업이 장기적 계획 하에 비인기 종목을 꾸준히 지원한 덕분으로 선수들이 기량 향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둘째는 Passion(열정)이다.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은 모두 1988년, 1989년생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승리에 대한 열망도 숨기지 않는 당당한 자기표현과 확신에 걸맞은 준비를 해 왔다.

셋째는 Emulation(경쟁과 모방)이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오기와 경쟁심, 그리고 쇼트트랙 등에서 도입한 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넷째는 Environment(환경)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활발한 실내 빙상장 건립으로 스케이팅이 대중화하고 초등학교에서 대학, 대표팀에 이르는 교육훈련기관 역시 중요한 기여를 했다.

마지막으로 Direction(지도)이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듯 선수에게 혼신을 다하는 지도자, 후배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처럼 여기는 선배의 존재는 외국팀이 갖기 어려운 귀한 자산이다. 자신은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오랜 국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자임한 선배들 은 어린 선수들이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도전적 목표의 설정과 이에 집중하는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스스로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더 높은 곳에 시선을 맞추는 것이 남다른 성과 달성의 중요한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또한 장기적 비전과 인내심에 기반한 꾸준한 투자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 당장의 성과에 조급해 하지 않는 장기적 지원이 결국 눈부신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일정기간 투자가 축적되면 성과로 전환될 수 있는'양질(量質)전환의 원리'를 되새겨야 한다.

기업 경영 등에도 교훈으로

관련 종목과 인프라, 지도자 및 선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룬 스피드스케이팅의 성공을 보면서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해당 기업이 소속된 기업 생태계 전체의 발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거둔 성공의 교훈이 스포츠계를 넘어 기업 경영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뿌리를 내린다면, 우리는 더욱 놀라운 제2, 제3의 성공 결실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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