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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4>연애비법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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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4>연애비법의 함정

입력
2010.03.0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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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잘 나갔던 남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현재는 외롭고 초라한 이혼남입니다.

20년 전 만난 어느 남성의 얘기입니다. 당시 그는 굉장히 순진했습니다. 여자만 만나면 얼굴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이성관계에서는 숙맥이었지요.

여자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그는 30대가 되면서 연애공부에 몰입했습니다. 인물, 집안, 직업이 두루 좋은 그가 연애비법을 터득하자 많은 여자를 사귀게 되었고, 마침내 결혼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가끔 만나 술 한 잔을 할 때 여자 얘기만 나오면 어쩔 줄 몰라하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신만만해 했습니다.

이런 그를 몇 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그 새 이혼을 했더군요. 본인 말로는 너무 많은 여자를 만난 것이 화근이었다고 합니다. 재혼하고 싶은데, 다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여자에 관해 지나치게 잘 알기 때문에 어렵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그는 여자 경험이 풍부하므로 재혼이 가능하리라 지레 짐작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어떤 여자를 만나도 만족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성, 사랑에 관한 순수한 정신을 잃어버린 탓이지요.

건강도 예전 같지 않아 보이더군요. 젊은 날의 사업가적 능력도, 활력도 빛 바랜 듯 했습니다. 연애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후유증이라고나 할까요. 연애는 많이 했지만, 진짜 사랑은 해보지 못한 그는 참 외롭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세상에는 연애비법을 알려주는 책들로 넘쳐납니다. 하지만 그 비법이란 것이 다 남들의 경험담 아니겠습니까? 수백 만, 수천 만 커플이 있으면 수백 만, 수천 만 가지의 갈등과 문제가 빚어지게 마련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남의 경험으로 풀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설령 그렇게 해서 연애고수가 돼 이성을 많이 사귄다면, 끝이 어떻게 될까요. 일종의 섭렵을 거쳐 이성 문제에 통달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과 자신감으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심각한 문제도 간과해버릴 가능성이 짙습니다.

싱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숱한 이성을 사귀는 연애비법이 아닙니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단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제대로 깊이 있게 교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적어도 사랑에서 만큼은 프로페셔널이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마추어의 서투르면서도 진심 어린 열정이 사랑을 영글게 합니다. 눈빛 하나로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공허한 성취감일 따름입니다.

반면 나의 삶을 바칠만한 이를 만나 교감하고, 아파하고, 성숙해가면서 완성시키는 사랑,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그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대신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웠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을 것입니다. 반복되는 만남 속에 깊이 없는 관계가 되고, 그러다 결혼하고 이혼하고…. 이것이 이른바 연애고수의 사랑이요, 결혼입니다.

힘이 들더라도 정서, 신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이성을 만나야 합니다. 이것이 정답입니다.

■ 남녀본색

커플매니저 50명에게 물었다. 이성을 만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남녀 모두 가정환경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차이점이라면 여성은 시부모의 금실과 성격을 통해 집안 분위기를 파악하고, 남성은 딸은 어머니를 닮기 때문에 여성의 어머니를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성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친화력, 성실성, 배려심 등이 공통분모였다. 여성은 남성의 리더십과 책임감, 남성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성향과 긍정성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또 남성의 경제력보다는 위기 대처능력이나 생활력 등을 두루 포함하는 능력이 3위에 올랐다.

이 밖에 여성은 남성의 친구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봐야 하고, 남성은 여성의 소비성향과 생활습관을 봐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있었다. 아울러 남성의 경우 굳이 상대의 외모를 보려 한다면 편안함을 주는 인상인지를 살피라는 의견도 있었다. 주목할 점은 배우자 선택 시 가장 많이 고려하는 직업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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