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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 GRT 대신 지하 경전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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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 GRT 대신 지하 경전철 만든다

입력
2010.03.0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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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난곡 거주민들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돼 온 난곡 GRT(Guided Rapid Transitㆍ유도고속차량) 사업이 백지화됐다. 대신 수 천억원을 투입해 지하 경전철을 건설키로 했으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2일 "관악구 난향동 난곡길에 GRT를 도입하려고 했던 기본계획을 폐지하고 난곡길에서 보라매공원까지 총 4.3㎞구간에 3,600여억원을 투입해 지하 경전철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경전철 신림선과 연계되는 난곡 경전철이 들어서면 도심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난곡선이 신림선의 지선으로 건설돼 차량기지와 철도 공동 운영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는 2005년 5월 이 구간(난곡~신대방역 3.1㎞)에 70~80인승 규모의 차량이 전용 도로에 설치된 유도 장치를 따라 운행하는 GRT를 도입해 2008년까지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과 연계하겠다는 기본계획을 발표했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2,700여억원이 투입돼 예정구간 도로변 건물을 철거하고 왕복 2~4차로인 기존 도로 옆으로 2개 차로를 넓히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주민 반발로 GRT는 건설하지 못했다. 시는 당시 GRT를 '경전철'과 유사한 개념으로 홍보했으나 실제론 중앙버스전용차로제와 크게 다를 바 없는데다, 교차로만 19개소나 돼 GRT 도입시 좌회전 금지 등 큰 교통혼잡이 예상돼 '거품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김상범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GRT에 대한 개념 설명을 확실하게 하지 못한 실수로 주민들에게 오해를 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GRT사업은 백지화됐지만 경전철 건설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미 기존 도로를 2, 3배로 확장(8월 개통)한데다, 경전철까지 도입할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만 차량이 몰리고 낮에는 이용객이 없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시가 최근 GRT 도입의 적절성을 놓고 대한교통학회에 의뢰한 용역결과에서도 이 구간의 유동인구 중 GRT 이용객은 전체인구(12만9,000여명)의 10%밖에 되지 않았다. 시가 2007년 수립한 '10개년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에 이 구간이 빠진 가장 이유도 타당성 분석에서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경전철 신림선(여의도~신림ㆍ7.82㎞) 구간과 이 구간이 함께 한 사업자에게 추진돼 사업자의 수용 여부도 문제다. 자칫 신림선 마저 수익성 문제로 백지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미 8개 노선의 경전철 사업을 벌이고 있는 시가 이 구간 건설로 5년 동안 사업비의 절반인 1,800여억원의 재정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시는 이 달 지정 예정인 신림선 경전철 민간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와의 협상 때 난곡길 경전철을 함께 건설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또 국토해양부 등과 협의 후 내년 도시철도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난곡길 경전철을 신림선 사업에 맞춰 2016년 완공할 방침이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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