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3월 양회(兩會)의 막이 올랐다.
2일 중국 베이징(北京)시 중심의 창안제(長安街) 호텔가 등에는 전역에서 올라온 2,200여명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들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들이 몰려들면서 숙소주변으로 무장경찰이 배치되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기차역인 베이잔(北站)과 시잔(西站)등에는 외지에서 올라와 양회 회의장소인 인민대회당에 설치될 ‘전인대 민원판공실’을 찾으려는 민원인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정치의 계절 3월’의 도래를 실감하게 한다.
베이징 공안국은 양회 개막을 앞두고 1일부터 비상 보안체제에 돌입했다. 양회가 끝나는 15일까지 베이징시내 8개 구역에 무장경찰과 교통경찰, 자원봉사자 등 70만명에 달하는 보안요원들을 대거 투입해 24시간 감시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인민대회당 주변에도 장갑차가 배치되고 무장경찰이 투입돼 테러와 폭력, 불법집회 등 만일의 사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매년 양회기간 주요 회의 결과 못지않게 회의장 밖 민원인들의 목소리에도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베이징을 찾는 민원인들은 대부분 주택ㆍ토지분쟁이나 퇴직금, 부패관리 등 스스로 해결하기 힘겨운 문제에 대해 마지막 희망을 안고 민원창구 앞에서 줄지어 며칠이고 밤을 새운다. 이들은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양회 기간이 아니면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베이징 공안당국은 올해 양회 기간 전국 각 성(省)에서 올라오는 민원인들이 수 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양회기간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의 움직임도 관심거리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올해에도 양회를 앞두고 반체제 인사 들을 일시 구금하거나 베이징으로 상경하지 못하게 하는 등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낙태반대 운동가인 마오헝펑(毛恒鳳)씨는 베이징에서 낙태반대 청원 및 인권변호사 류사오보 석방운동을 하다 지난달 25일 고향인 상하이(上海)로 끌려간 뒤 구금됐다. 홍콩의 한 소식통은“중국 공안당국이 지방 민원인들의 중앙정부에 대한 탄원을 막기 위해 베이징 시내 외곽에 비밀감옥인‘헤이젠위(黑監獄)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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