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편의점 업체 바이더웨이와 GS리테일의 백화점ㆍ마트 부문을 인수한 롯데그룹이 또 다시 기업 사냥에 나섰다. 롯데가 25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도 뛰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수합병(M&A)시장 강자의 면모를 업계에 재확인시켰다.
이에 따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잇따라 굵직한 M&A를 성공시켜 온 롯데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 포스코의 무난한 낙찰이 예상됐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작업도 새로운 방향을 맞게 됐다.
롯데는 올 들어서만 바이더웨이에 2,740억원, GS마트와 백화점에 1조3,400억원을 쏟아 부으며 유통업계 대어를 낚았고, 앞서 지난해에도 두산주류BG를 5,000억원에, 중국 대형마트 체인 타임스를 7,3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형 인수ㆍ합병에 단골로 참여해 왔다.
이 같은 일련의 인수 과정에 신동빈 부회장이 직접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이를 신 부회장 승계 구도의 가속화로 해석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그룹 전략과 신사업을 책임지는 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은 이후 롯데가 공격 경영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룹 사업의 글로벌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신 부회장은 M&A 외에도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포함하는 부산 롯데타운과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잠실 제2롯데월드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이처럼 공격경영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롯데가 충분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오는 3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AK글로벌(면세점)까지 합치면 2008년부터 롯데가 M&A에 쏟아 부은 자금은 4조원에 달한다. 반면 그룹의 부채 비율은 50% 정도로 안정적이고, 회사채 등을 발행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여력도 있어 롯데의 M&A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대우인터내셔널건의 경우 해외 마케팅이나 물량 독점 등의 차원에서 포스코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롯데가 유력한 후보로 새롭게 등장한 것도 바로 풍부한 현금 동원력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현재 자산 규모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48조8,920억원으로 근소한 차이로 포스코(49조620억원)를 위협하며 재계 순위 6위에 올라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시기인 만큼 해외 네트워킹에 강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판단,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다른 그룹과 비교해 부채 비율이 안정적이고 자금 조달 문제에 우려할 부분이 없어 앞으로도 좋은 매물이 있다면 언제든 기업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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