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경찰관’ 누명을 8년 만에 벗고 복직을 기다리다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경남 창원중부경찰서 오성존(54ㆍ사진) 경위(본보 1월 15일자)가 현장 복귀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6일 퇴임했다. 형식은 명예퇴직이지만, 3월 말이 시한인 병가와 질병휴직기간에 쫓겨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 경위의 명예퇴임식이 진행된 창원중부경찰서 서장실에는 백광술 서장과 동료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아내 조행녀(52)씨는 오 경위의 병세가 악화해 참석하지 못했고, 딸 현정(26)씨가 아버지의 퇴직 임명장과 재직기념패, 직원들이 모은 성금 380여만원을 받았다.
1980년 순경이 된 오 경위는 2000년 11월 구속됐다. 청탁 뇌물 5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대법원은 02년 06월 유죄를 확정했다. 결백 주장을 굽히지 않던 오 경위는 홀로 무죄 입증을 위한 긴 싸움을 시작했고, 마침내 관련자들의 위증 자백을 확보, 구속 8년 만인 2007년 1월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는다. 복직할 날만 기다리던 그는 하지만, 긴 울화의 후유증인 듯 지난 해 1월 쓰러졌고, 공무원 연금공단의 공무상 요양 판정도 못 받은 채 투병해야 했다.
병상의 오 경위는 현정씨가 건넨 기념패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눈물을 글썽였고, 한 달 전 인터뷰에서 “남편은 곧 일어나 복직할 것”이라며 희망을 잃지 않았던 아내 조씨는 서러움을 삭이며 “후련하다”고만 말했다.
연합ㆍ창원=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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