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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연아는 세련, 마오는 로맨틱… 스타일올림픽 金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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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연아는 세련, 마오는 로맨틱… 스타일올림픽 金은 누구?

입력
2010.03.0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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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여자 피겨스케이팅이 최종 승자를 가리는 26일, 선수들의 기량만큼이나 스타일 경쟁도 절정에 달한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올림픽은 선수 개인은 물론 후원업체와 출신국가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절호의 찬스. 소리없이 펼쳐지는 스타일 올림픽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개인부문

섹시한 연아, 사랑스러운 아사다 박빙승부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이 펼쳐진 24일, 박빙의 승부만큼이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동갑내기 피겨스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스타일 비교였다. 피겨 경기복은 개인의 취향보다는 어떤 배경음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지만 전문가들이 내놓은 공통적인 평가는 김연아는 세련미가 앞서고 아사다 마오는 사랑스러움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복식학자 조규화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김연아의 검은색 드레스는 007 본드걸의 위험하고 섹시한 팜므파탈 이미지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동시에 가장 위험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피겨선수들의 드레스는 보통 하늘하늘한 시폰을 사용해 선수의 동작에 화려한 율동감을 더해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연아의 드레스는 다소 뻣뻣한 소재에 직선적으로 재단돼있어 이러한 부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탓. 그러나 조 교수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김연아의 길고 가는 팔다리와 완벽한 신체비율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 데다 반짝이는 큐빅을 다수 박아 단순한 느낌을 세련미로 상쇄시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동그스름한 얼굴로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아사다 마오는 꽃분홍색 레이스와 검은색을 섞어 쓴 뷔스티에룩(bustier lookㆍ브래지어와 코르셋이 합쳐진 형태의 스타일) 드레스로 눈길을 끌었다. 배경음악인 종달새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로맨틱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목에도 꽃분홍색 레이스 촉커(chockerㆍ목에 꼭 끼는 목걸이)를 했다.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는 "일본은 코스프레(costume playㆍ만화영화 캐릭터 등의 옷차림을 그대로 흉내 내는 놀이문화)가 발달한 나라여서 피겨스타들의 경기복도 과장되고 드라마틱한 요소가 강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체부문

'T팬티 노출' 일본이 금, '청바지 입은' 미국이 은

단체부문 스타일 올림픽의 메달경쟁은 일본과 미국이 선두를 다투고 노르웨이와 페루가 동메달을 놓고 싸우는 형국. 메달 색깔은 누가누가 더 논란의 중심에 섰느냐에 따라 최종 결정된다.

현재 선두는 올림픽 초반부터 속옷 노출 논란을 일으킨 일본 스피드스케이팅팀이다. 일본 미즈노사가 제작한 금빛 경기복은 사타구니 부분에 공기역학적인 특수원단을 사용, 언뜻 보기엔 T팬티가 비치는 듯한 형태로 각국 매스컴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경기복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일으키는 압도적인 힘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조 교수는 "금색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황제의 지위를 상징하는 위엄 있는 색"이라며 "또한 선수들의 체격을 실제보다 훨씬 커 보이게 하는 확장성이 있어서 상대선수를 압박하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스댄싱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한 캐시 리드와 크리스 리드는 오리지널댄스 부문에서 일본의 기모노를 길이만 무릎선으로 자른 듯한 경기복을 입고 출전, 지나친 일본색이 오히려 역효과를 났다는 평가를 얻었다.

현란한 공중 제비돌기를 선보이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미국의 금메달리스트 숀 화이트가 하늘을 나는 순간 눈길을 사로잡은 건 체크무늬 상의에 데님 청바지 스타일 경기복이었다. "유니폼답지 못하다"는 논란도 있지만 인터넷 포탈마다 이 체크와 청바지 유니폼이 어느 회사 제품인지를 묻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정답은 미국 스노보드 전문브랜드 버튼 제품. 올해의 패션 트렌드인 체크와 청바지를 경기복에 고스란히 이식한 센스가 돋보이지만 지나치게 캐주얼한 분위기 때문에 올림픽의 위상에는 걸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패션컨설팅업체 PFIN 이정민 대표는 "너무 트렌드를 많이 반영한 것이 반감을 사기도 하지만 청바지야 말로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을 대표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미국이라는 국가브랜드 각인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컬링팀이 선보인 할리퀸(어릿광대) 스타일 바지 경기복은 모 인터넷매체로부터 워스트패션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강렬한 인상 덕에 노르웨이팀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는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평. 또 페루의 알파인 스키팀이 착용한 스키복은 페루 고유의 직물문양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번 올림픽 경기복중 가장 관심을 끈 디자인"이라고 평했다.

실속부문

캐나다, 미국 한국 메달권

스타일 올림픽 마케팅 부문에서 가장 선전하고 있는 곳은 주최국 프리미엄이 있는 캐나다다. 캐나다의 유명 브랜드 허드슨 베이 컴퍼니가 제작한 유니폼은 전통과 현대를 잘 조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벌써 50만장의 후드티셔츠, 스카프 등이 팔렸고 메이플 나뭇잎이 그려진 빨간색 벙어리장갑은 100만장이 넘게 팔리는 대박을 실현했다.

미국은 메인 유니폼은 유명 브랜드 폴로, 시상식 의상은 나이키가 제작했다. 이 대표는 "가장 미국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브랜드들이면서 폴로의 경우 온라인에서 미국 유니폼을 판매 중이기도 해 마케팅 효과를 상당히 보고 있다"고 했다.

린코리아가 제작한 한국팀 유니폼도 현지에서 "예쁘다"는 평가를 받으며 순항 중이다. 조 교수는 "흰색에 빨강과 파랑 색면이 깔끔하게 들어간 디자인이 밝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준다"며 "역대 올림픽 유니폼 중 가장 세련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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