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정보사이트. 홈플러스 분당오리점의 D참치 살코기 1캔(165g) 가격은 310원, 10g당 19원으로 표시돼 있다. 다른 대형마트에서 10g당 110~120원하는 것과 비교를 하면 가히 파격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정작 해당 마트에선 "그 제품은 다른 제품이랑 묶어서 파는 것이지 따로 팔지 않는다"고 한다.
#2. 서울시가 최근 개설한 물가정보사이트. 갈치 가격은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같은 이마트라도 양재점(2만1,800원)과 여의도점(2,500원)의 격차가 무려 10배에 육박하고, 심지어 재래시장의 가격(종로 통인시장 1만5,000원)이 훨씬 더 비싼 것처럼 나온다. 크기와 품질 차이일 텐데,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에 따라 각종 가격정보 공개가 잇따르고 있지만, 잘못되거나 불확실한 내용이 많아 실효성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소비자원이 작년 말부터 시범 운영 중인 생필품 가격정보사이트(price.tgate.or.kr)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신뢰성.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1개월 전 쇠고기 등심 가격은 최고등급(1++) 가격(100g당 1만3,500원)이 차상위 등급(1+) 가격(1만5,000원)보다 오히려 낮게 표시돼 있다. 불고기용은 1주일 전(100g 당 1만900원)에 비해 절반 아래(4,200원)로 떨어졌다. 더구나 서울시가 1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물가정보사이트(mulga.seoul.go.kr)에서 제공하고 있는 같은 백화점 쇠고기 등심(상등육) 가격(1만900원)과도 차이가 크다.
주부 한예경(40)씨는 "가전제품 같은 고가품과 달리 생필품은 몇몇 상품만을 비교해서는 업체별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판단할 수 없어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물가정보는 더 심각하다. 주로 농ㆍ수ㆍ축산물 값을 비교하는데, 규격품이 아니어서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달걀의 경우, 전통시장인 서울 서대문 인왕시장(10개, 2,400원)이 대형마트인 이마트 여의도점(1,120원)보다 두 배가 넘고, 조기 가격(홈플러스 면목점)은 1주일 새 무려 3배 폭등하는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품질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가격정보 공개는 제품의 질 저하와 소비자들의 착시 현상만을 부를 수 있는 만큼 가격정보도 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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