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점. 이 점수는 보통 특급 공격수들이 5세트 접전까지 벌였을 때 기록하는 평균 득점이다. 하지만 40점을 세 세트 만에 수확한 상상초월의 공격수가 출현했다. 삼성화재의 용병 가빈 슈미트는 프로배구 통산 최초로 3-0 경기에서 40점을 터트리는 폭발력으로 라이벌을 잠재웠다.
207cm의 장신 공격수 가빈은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 부 현대캐피탈전에서 40점(후위공격 15점, 블로킹 2점, 서브에이스 2점)을 쏟아 붓는 '원맨쇼'로 3-0(25-18 25-19 30-28) 완승을 이끌었다. '풀세트까지 갔다면 과연 몇 점까지 올렸을까'라는 호기심을 증폭시킨 가빈은 자신이 지난해 12월 LIG손해보험전에서 세운 3-0으로 끝난 한 경기 최다 득점을 5점이나 경신했다.
만약 한 세트만 더 진행된다면 가빈은 박철우(현대캐피탈)가 지닌 한 경기 최다득점(50점) 기록도 넘볼 만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다. 가빈의 맹활약에 힘입어 26승4패가 된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를 '3'으로 줄였다. 5라운드를 전승으로 마감한 삼성화재는 6라운드에서 3경기만 이기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 짓는다.
60%에 달했던 가빈의 순도 높은 공격성공률은 1세트부터 빛났다. 가빈은 0-1에서 깔끔한 오픈 공격을 상대 코트에 내리 꽂으며 '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의 블로킹벽을 농락하기 시작했다. 가빈은 1세트에서 무려 15점(공격성공률 67.86%)을 몰아치며 기선 제압에 앞장 섰다.
2세트에도 11점을 올린 가빈의 놀라운 결정력은 승부처인 3세트 막판에 위력이 배가됐다. 22-23으로 뒤져 세트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삼성화재는 가빈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몰아줬고, 에이스 가빈은 4개 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숨막히는 접전을 가능케 했다. 27-27 동점에서 가빈이 장영기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 삼성화재는 승기를 잡았다. 이어 가빈의 공격으로 29-28을 만든 삼성화재는 상대 센터 윤봉우의 네트터치 범실로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경기 1시간 전부터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 6,800여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3ㆍ1절 빅뱅'에서 2시즌 연속 패하고 말았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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