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절이자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일인 1일 한일 누리꾼 사이에 사이버 전쟁이 벌어졌다. 김연아 선수와 최근 러시아에서 피살된 한국 유학생 사건을 비하하는 일본 누리꾼들을 향해 한국 누리꾼이 공격을 가했고, 일본 누리꾼들의 반격이 이어지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한국 누리꾼들은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일본의 유명 익명커뮤니티 사이트인 2ch(www.2ch.net)에 일제히 접속해 새로고침(F5) 버튼을 연달아 눌렀다. 갑작스런 접속자 증가로 30분만에 이 사이트의 인터넷 게시판 33개 가운데 30개가 마비됐다. 마비상태는 이날 늦은 밤까지 계속됐다.
2ch는 그 동안 일본 누리꾼이 한국에 대한 악감정과 루머를 확산시키는 사이트로 악명을 떨쳤다. 특히 지난달 18일 러시아에서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한국 학생의 소식에 대해 당시 2ch이용자들은 '해충이 박멸됐다','러시아의 선행','잘된 일'이라는 등의 자극적인 글을 게시했다. 이들의 비상식적인 도발은 24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트 쇼트프로그램 경기 이후 김연아 선수가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뒤에도 계속됐다. 이들은 심판매수설을 제기하는가 하면 "김연아의 점수는 사기"라며 도를 넘는 비방을 이어갔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에 개설돼 있는 '2ch공격을 위한 카페'회원은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1일 현재 9만 명 안팎으로 증가한 회원들은 함께 공격을 모의해오다 이날 2ch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이다.
2ch 게시판이 마비되자 일본 누리꾼들도 이날 저녁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들은 오후 6시를 기해 한국의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VANKㆍ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와 청와대 사이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반크의 홈페이지는 약 1시간 동안 마비됐으며 청와대 사이트는 오후 7시께 접속이 다소 느려지기도 했다.
한일 누리꾼들은 2007년부터 크고 작은 사이버 전쟁을 벌였다. 당시에도 2ch의 이용자들은 이라크에서 무장 괴한에 피살된 고 김선일씨를 비하하는 패러디물을 유포해 한국 네티즌을 자극한 바 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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