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끝났지만, 13번째 맞대결이 남아있다.
김연아(고려대)와 아사다 마오(20ㆍ일본)간 최대 맞대결인 올림픽이 김연아의 완승으로 끝난 가운데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22~28일)가 둘을 기다리고 있다.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 꿈을 품고 달려온 둘이기에 사실상의 최후 맞대결은 이미 끝난 상황.
그러나 느긋한 김연아에 비해 아사다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주니어 시절 먼저 세계무대에 두각을 드러낸 만큼 올림픽 패배가 쓰라리기만 하다. 아사다는 지난 26일(한국시간) 경기 후 "4년 뒤 올림픽뿐 아니라 다음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는 각오와 함께 절박함이 묻어 나오는 인터뷰였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은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되는 김연아로서도 토리노는 마지막 단추를 멋들어지게 끼울 특별한 무대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건곤일척 승부가 끝나기도 무섭게 나란히 토리노를 정조준하고 있다. 2일 한국에 도착할 김연아는 다음날 밤 곧장 토론토행 비행기에 오른다. 혹시라도 느슨해질 틈을 일찌감치 메워 버린 것.
"실감이 날 때까지 실컷 즐기겠다"는 금메달 획득 후 소감도 이미 지난 일이 돼 버렸다. 2009~10시즌은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끝나야 완전 종료. 김연아는 토리노에서도 영화 '007'시리즈 주제곡(쇼트프로그램)과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F장조(프리스케이팅)에 맞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아사다는 무서우리만치 이를 악물었다. 일본 언론들은 벌써부터 아사다가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연습 때 성공한 적이 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해 보고 싶다"는 아사다의 올림픽 전 발언이 이 같은 예상의 근거다.
아사다는 주특기라 부르기 부끄러울 만큼 성공률이 낮았던 트리플 악셀(왼발 바깥 날로 앞으로 점프해 3.5회전)을 올림픽에서 3차례 전부 실수 없이 성공하면서 점프 기술에 있어서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아사다가 언론 보도대로 쿼드러플을 '비장의 무기'로 장착한다면 토리노대회에서 펼쳐질 마지막 라이벌전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주니어 시절을 포함해 올림픽까지 상대 전적은 김연아의 7승5패 우세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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