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피겨여제의 탄생에 해외언론들도 화려한 수사는 물론, 격정적 표현까지 동원하며 극찬을 보냈다. 객관적인 보도를 견지하는 통신사들까지 보기 드문 상찬을 보내 김연아 선수의 연기가 국내 팬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전달한 감동의 정도를 짐작하게 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미국 내 주관방송사인 NBC의 해설을 맡은 왕년의 피겨스타 스콧 해밀턴과 산드라 베직도 완벽한 김연아의 연기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김연아가 마지막 고비인 트리플 러츠까지 성공하고 마지막 스핀에 이르자 이들은 "내가 지금껏 본 올림픽 무대 중 단연 최고"라더니 이윽고 "여왕 폐하 만세!"라고 외치는 데 이르렀다.
많은 언론들은 오랜 라이벌로 불린 일본 아사다 마오 등 타 선수들은 김연아와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타임스는 "마오가 미처 연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김연아는 거의 금메달을 딴 상태였다"며 "그녀는 스스로를 독보적(untouchable)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김연아의 연기를 칭찬하기 위해 화려한 형용사를 동원했다. 이 신문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빛나는 몇몇 순간이 있었던 데 반해 김연아는 유일하게 4분간의 연기 전체를 빛나게 만들었다"며 "결국 올림픽은 김연아의 것이 됐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김연아의 우승을 전 세계에 타전했다. AP는 마지막 출전자의 점수가 확인되기도 전인 오후 1시51분(한국시간) 밴쿠버발로 김연아의 우승 사실을 보도했다. AP는 이날 김연아에 대해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연기로 남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그녀의 연기에 대해서는 "스케이팅과 표현, 사랑스러운 코발트블루 색의 드레스까지, 연기에 전혀 흠 잡을 구석이 없었다"며 "다른 선수들과 달리 김연아는 전 속력을 다해 달린 후 점프에 임했고 베개와 같은 부드러움으로 착지했다"고 말했다. 중국 CCTV는 이례적으로 이날 경기를 중계하며 "김연아는 편견을 깨고 피겨 스케이팅의 중심을 한국으로 가져왔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언론들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김연아 선수에게 쏟아진 한국의 전국민적인 관심에도 초점을 맞췄다. AP통신은 "김연아는 국민들로부터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관심과 압박감을 받았다"며 "가녀린 어깨 위에 지고 있던 부담을 드디어 벗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대한민국 전체가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딸 것을 고대했다"며 "김연아의 마음이 드디어 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부담을 털어내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건 그녀를 두고 "서울의 자랑"이라고 칭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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