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공모 결과 등에 대한 영화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영진위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공모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많은 영화인들은 재공모를 요구하고 있어 영화계 내홍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국내 최대 영화인 단체인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대표 이춘연)는 2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영진위는 심사위원 선정, 제출서류의 법적 타당성 등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어느 하나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모는 원점에서부터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최근 유찰된 시테마테크 지원사업 공모에 대해서도 “공모는 즉각 철회되어야 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원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는 영화인회의, 여성영화인모임, 영화감독조합, 미술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독립영화협회 등 현장 영화인 중심의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이춘연 대표는 “잘못했으면 이를 인정하고 원상 복구해야 맞는 것”이라며 “영진위의 반응에 따라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지난달 공모를 거쳐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로 각각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 시민영상문화기구를 선정했으나 정실 심사라는 비판과 함께 심사과정의 적법성을 놓고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독립영화전용관은 독립영화의 안정적 상영 공간 확보, 영상미디어센터는 영상실무 교육과 기자재 대여를 사업 목적으로 한다. 영진위는 또 지난주 고전ㆍ예술영화를 상영하고 보관하는 시네마테크전용관 지원사업 공모를 실시했으나 기존 사업자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반발해 불참하고, 다른 응모자가 없어 공모가 무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영화계의 반발과 재공모 요구에 대해 영진위는 “아무 문제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 재공모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시네마테크 지원사업은 재공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햇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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