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순까지만 해도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하던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일시에 무너졌다. 중국의 지준율 인상, 미국의 금융개혁안 발표, 남유럽의 재정위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상 등 잇단 악재에 제동이 걸렸다.
사실 연초부터 국내 증시를 둘러싼 일부 변수는 이미 악화하기 시작했다. 호주, 인도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출구전략을 시행했고, 재정위기 문제가 제기된 남유럽국가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프리미엄은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시점에 불거진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정책 리스크는 국내외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움츠러들고만 있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예상보다 빠른 중국 정부의 지준율 인상, 미국 정부의 재할인율 인상은 그만큼 주요국 경기의 기초체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또 다른 해석도 가능케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중기 조정일 가능성이 짙다고 판단한다. 보다 긴 안목으로 본다면 최근의 조정이 대세 상승의 연장선상에서 증시에 ‘쓴 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 조정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 원화로 환산한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반전됐고, 둘째 우리 증시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고점을 찍었으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 수 있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작년 7월 이후 시작된 조정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상하이종합지수가 3,200포인트를 상향 돌파한데 이어 직전 고점까지 뚫는다면 국내 증시의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
따라서 현재 시장의 패턴은 추세 반전이라기 보다는 대세 상승 속의 중기 조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반등 시 매도관점보다는 조정 시 매수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지수 1,550포인트대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1배 수준이고 1,600포인트선에서도 9.3배 수준으로 10배를 밑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지수 대에선 저가 메리트가 있다고 여겨진다.
1~2월의 조정이 앞으로 시장 흐름에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3월에는 이후 강세장을 대비하는 시기로 삼을 것을 권고하고자 한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오재열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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