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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437억짜리 불량설비 구입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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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437억짜리 불량설비 구입 '펑펑'

입력
2010.03.0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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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이 400억원대 불량설비를 성능시험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합격시키는가 하면 임의로 연료 낙찰업자를 변경해 수억 원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력구입비용 산정 때 고정비를 과다 산정하는 바람에 4,715억원을 더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25일 공개한 6개 발전자회사 및 전력거래소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가격결정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열공급 발전기를 제외시켜 전력구입비용 2,979억원을 더 지급했다. 또 실제 발전용량 대신 건설계획서상 인가 받은 용량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 1,196억원을 과다 지급하기도 했다.

수 차례 불합격한 437억원짜리 설비를 우격다짐식으로 합격시킨 경우도 있었다. 남동발전의 비회(가벼운 석탄재) 처리설비(324억원)와 비회 해상반출설비(113억원)는 8개월간 9차례 시운전에도 불구, 통과 기준(시간당 500톤 처리)을 충족 못했다. 그러자 '2시간 연속'에서 '1시간'으로 측정 시간을 슬쩍 바꿨다. 하지만 처리능력은 2시간13분 동안 241톤에 그쳤다. 이 방식도 여의치 않자 성능이 가장 좋았던 5분 동안의 실적값(43톤)을 1시간으로 환산(516톤)해 합격시켰다. 남동발전은 437억원의 계약대금을 치렀지만 이들 설비는 인수 이후 단 한차례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서부발전은 2008년 12월 유연톤 30만톤을 구입했다. 인도네시아 업체 두 곳이 가장 낮은 입찰가를 냈다. 하지만 입찰안내서와 달리 임의로 호주업체 4곳을 우선협상대상자에 추가했다. 결국 톤당 0.783달러가 더 비싼 호주업체 2곳이 낙찰자로 뽑혔다. 약 23만 달러(한화 약 2억7,200원)를 더 준 셈이다. 당사자들은 "호주산이 인도네시아산보다 더 경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서부발전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평가해보니 인도네시아산이 톤당 1.52달러 정도 경제성이 높았다. 남동발전 역시 이메일로 특정업체와 입찰가 협상을 하는 등 낙찰 과정이 불투명했다.

서부발전은 지침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탓에 63억원짜리 발전기를 화재로 잃기도 했다.

감사원은 발전자회사 사장들에 관련자들을 문책토록 요구하는 한편 전력거래소 이사장에 가격결정발전계획 수립 시 열공급 발전기를 우선 반영토록 통보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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