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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임 사장에 김재철씨 선임/ 노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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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임 사장에 김재철씨 선임/ 노조 "낙하산 사장… 출근 저지 투쟁"

입력
2010.03.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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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임 사장에 김재철(57) 청주MBC 사장이 선임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을 내정자로 선정한 뒤, 이어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앞서 1차 서류심사를 통해 김 사장과 구영회 MBC미술센터 사장, 박명규 전 MBC아카데미 사장 등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고, 이날 이들에 대한 면접심사 후 1, 2차 투표를 거쳐 김 사장을 내정자로 결정했다. 방문진 이사 9명 중 야당측 이사 3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79년 MBC 보도국에 기자로 입사해 도쿄특파원, 보도제작국장, 울산MBC 사장 등을 지냈다. 2008년 사장 공모 때 응모했으나 엄기영 전 사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김 사장은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어 정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8년 사장 공모 당시 MBC 노조는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해 왔다"며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 사장은 방문진에서 면접심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공정보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MBC 노조의 지적에 대해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정치부 기자로) 출입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다. 나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도 친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MBC 노조의 총파업과 관련해 "고민된다. 마치 안개가 끼어 있는 것 같다"며 "후배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현재 MBC는 시청률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힘들지 않나. SBS는 동계올림픽을 하루종일 방송하고 있고. 우리 회사는 (총파업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울산MBC에서 3년, 청주MBC에서 2년을 보냈는데 노조에 협조적이었다. 나는 화합형"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PD수첩' 등 시사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그러나 시사ㆍ보도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와 관련한 MBC의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면접심사 때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MBC의 한 관계자는 "사법부에서 이미 무죄로 판결났고, 당시 담당 국장과 부장은 징계를 받아 교체되는 등 책임을 물었는데 다시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사법부의 판단에 문제를 제기, 항소심에 영향을 줘 1심에서 패소한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을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 이날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에서 비상결의대회를 갖고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김 사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고 경찰력을 동원해 출근을 강행할 경우 바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지난 18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찬성률 75.9%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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