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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사랑, 그녀들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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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사랑, 그녀들의 선택은…

입력
2010.03.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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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서야 할 나이의 이 여자들, 여전히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인다. 옛 남편과 젊은 이성 앞에서 삶의 중심을 잃고 감정의 폭풍우 속으로 진입한다. 이미 평정의 바다에 도달해야 될 나이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다시 겪는 중년 이혼녀를 다룬 외화들이 잇달아 개봉한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P.S 온리유'와 '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 '사랑은 너무 복잡해'(이상 11일 개봉). 영화계에선 "중년 여성의 사랑이 예전엔 판타지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영화들"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파격적 사랑에 몸 달아

세 영화 속 중년 여성은 파격적인 사랑이라는 분모를 공유한다. 마흔 문턱이 코앞에 닥친 'P.S 온리유'의 루이즈(로나 리니)는 대학 미술학과 입학사무처에서 일하는 이혼녀다. 전 남편과 여전히 속마음을 주고 받는 친구 사이로 지내는 그에게 대학원 지원서 한 장이 도착한다. 지원 남성의 이름은 스캇(토퍼 그레이스). 루이즈에게 강렬한 추억을 남기고 세상을 뜬 첫사랑과 이름이 같다. 루이즈는 이십대 중반의 스캇을 보자마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랑에 빠져든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의 40대 샌디(캐서린 제타 존스)의 사랑도 연하로 향한다. 남편의 외도에 격분해 이혼한 샌디는 자신의 두 아이를 돌보는, 열다섯 어린 남자 유모 애럼(저스틴 바사)에게 빠져든다.

50대 이혼녀가 주인공인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한국의 막장드라마를 연상케 할 만큼 복잡하고 다소 엽기적인 사랑의 사연들이 얽힌다. 제인(메릴 스트립)이 10년 전 이혼한 전 남편 제이크(알렉 볼드윈)와 다시 몸을 섞으면서 웃음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새 아내가 있는 제이크는 제인에게 새삼 연정을 품고, 또 다른 이혼남 아담(스티브 마틴)이 제인에게 대시한다. 전 남편을 한 축으로 한, 때늦은 '연애 대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래도 무시 못하는 연륜

인생의 패자부활전에 나선 이 중년 여성들, 과연 사랑이라는 삶의 새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까. 세 영화의 주인공들은 아니나 다를까 번뇌의 바다에 빠진다. 뒤늦게 찾아온 상식 밖의 뜨거운 사랑에 정체성이 흔들린다.

'P.S 온리유'의 루이즈는 감당키 어려운 나이 차라는 장벽과 첫사랑이 남긴 마음의 상처 때문에 사랑의 문 앞에서 방황한다. '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의 시원시원한 외모에 당당한 성격의 샌디도 예외는 아니다. 현실을 무시하고 덤벼드는 애럼의 사랑에 부담감을 느끼며 손사래를 친다. 두 남자의 애정 공세 앞에 놓인 '사랑은 너무 복잡해'의 제인도 마찬가지. 그녀는 실패한 결혼생활을 다시 반복해야 할지, 다른 여자 때문에 가정이 무너졌던 자신이 '가정파괴범'이 되어야 할지 고뇌한다.

그러나 역시나 연륜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일까. 세 주인공은 감정의 파도가 출렁이는 가슴을 억누르고 결국 거울 앞에 선다. 사랑을 성취하기도, 사랑을 놓치기도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 마음 따스해지는 결말은 명작이라 부르기 힘든 이 영화들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이다.

'P.S 온리유'와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청소년관람불가. '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은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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