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5일 신성장 투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마케팅과 생산조직을 통합해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경영 현실화와 종합소재기업으로의 도약을 통해 2018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스코 3.0’ 전략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포스코의 최대 화두는 ‘포스코 3.0’이다. 정준양 회장이 시무식에서 “창업기인 포스코 1.0, 성장기인 포스코 2.0을 넘어 포스코 3.0 시대를 새롭게 열어가자”고 역설한 데서 비롯됐다. 모방과 추격에서 탈피해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선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제철보국이나 성공적 민영기업이란 기존 가치에 더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발전해나가자는 취지다.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2018년 그룹 매출액 100조원 달성, 지속가능성장을 추구하는 100년 기업, 모두에게 사랑받는 100점 기업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업(業ㆍ사업영역)을 진화시키고 장(場ㆍ활동무대)을 확대하며 동(動ㆍ업무추진방법)의 혁신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종합 소재기업으로의 도약, 글로벌 경영, 신뢰ㆍ소통ㆍ책임을 포함한 창조적 혁신 등 포스코의 향후 경영전략이 함축된 얘기다.
정 회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글로벌 철강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8월 연산 40만톤 규모의 멕시코 연속용융아연 도금강판(CGL)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10월엔 연산 120만톤 규모의 베트남 냉연공장을 준공했고, 11월엔 미국에도 연산 27만톤 규모의 고급 강관공장을 준공했다. 인도네시아에는 총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합작건설하고 있다.
또 원료 확보와 자원개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니켈광산으로 유명한 뉴칼레도니아를 방문, 의회에서 연설도 했다. 9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티타늄 합작공장 설립을 이끌어냈고, 10월에는 자원강국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원료ㆍ철강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철강을 뛰어넘어 지르코늄과 리튬, 마그네슘, 티타늄 등 모든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종합소재기업으로 위상을 높여가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다. 포스코는 이미 2018년까지 종합소재사업에 총 2조9,000억원을 투자해 연 매출 3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포스코의 구상은 단일 철강사를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포스코그룹’으로의 변신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는 여러 분야가 골고루 짱짱한데 우리는 본사와 건설을 제외하고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기업설명회에선 공개적으로 “에너지ㆍ조선ㆍ해운ㆍ해양자원까지 아우르는 사업아이템을 검토중”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24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적극 검토중이다. 올해 투자목표액을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9조3,000억원으로 늘려 잡으면서 인수합병(M&A)을 감안한 성장투자액을 3조원으로 잡았지만, 시장에서는 현금성 자산만 7조원이 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포스코의 품에 안길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5일 상임이사진을 개편하면서 친정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포스코 3.0’을 현실화하려는 정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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