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동국대 등 전국 15개 대학에 2011학년도부터 약대가 신설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약대 신설 및 정원 배정 심사 결과, 1차 심사를 통과한 19개 대학 가운데 15곳이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최종 선정된 대학은 경기의 한양대 가톨릭대 동국대 아주대 차의과대 5곳, 인천의 연세대 가천의대 2곳, 대구의 경북대 계명대 2곳, 충남의 고려대 단국대 2곳, 전남의 목포대 순천대 2곳, 경남의 경상대 인제대 2곳이다. 탈락한 대학은 인하대 선문대 순천향대 동신대 4곳이다.
신설 약대에 배정된 정원은 350명이다. 교과부는 이 인력을 동네 약국의 약사가 아니라 신약 개발과 제약 산업 발전 등을 위한 연구약사와 산업약사로 기를 계획이다.
기존 약대 가운데 부산대 경성대 충남대 강원대 4곳에는 10명씩 총 40명을 증원해 줬다. 또 기존 약대 중 서울대 중앙대 이화여대 경희대 등 15곳은 계약학과 설치해 총 82명을 뽑을 수 있게 했다. 계약학과는 제약 업체들이 입학생들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대신, 학생들이 졸업 후 최소 3~5년간 해당 업체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초 계약학과에는 100명이 배정될 예정이었으나 제약 업체의 실수요가 연간 70여명 정도인 점을 감안해 82명으로 축소했다.
이렇게 세 부문에서 늘어나는 정원은 모두 490명. 1982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왜 약대가 매력적인가
대학들은 물론이고, 각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사활을 걸고 경쟁했을 정도로 약대 신설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약대가 6년제 학제로 바뀌면서 28년 동안 묶였던 입학 정원이 풀림에 따라 그동안 약대 설립을 원했던 대학들이 일제히 경쟁에 뛰어들었다.
약대가 매력적인 이유는 대학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약대는 정부 연구비를 따내는 일등공신이다. 지난해 교과부가 주관한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신약개발부문에는 무려 280억원이 투자됐다. 1조6,000억원이 투입된 두뇌한국(BK)21 사업에도 기존 약대 중 13개 대학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또 약대가 의ㆍ치의학전문대학원처럼 자리잡게 되면 우수 학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약학 분야는 연구 논문이 많이 나오는 분야여서 대학 평가 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탈락 후유증 고려한 정원 쪼개기
그러나 정작 결과는 나눠 먹기식이 되고 말았다. 신설 약대에 배정된 정원은 경기 5개 대학에 20명씩, 나머지 10개 대학에 25명씩이다.
약대 신설을 신청한 대학은 전국 32곳으로 1차 서류 심사를 통해 19개 학교로 걸러졌고, 2차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15개 대학이 가려져 신청 대학의 47%가 유치에 성공한 셈이다.
당초 계획은 경기에 2개, 약대가 없는 인천 대구 충남 전남 경남에 1곳씩 모두 7개 정도를 신설할 예정이었으나 대학 수를 15개로 늘이다 보니 정원이 20명 선으로 쪼개졌다.
기존 약대의 최소 정원이 40명 선인 점을 감안하면 신설 약대의 규모는 초미니급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입학 정원을 확보해야 대학도 교수와 교육 자재 등에 대해 적정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지만 20~25명의 소규모 정원으론 교육의 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교육의 질 확보보다는 탈락 대학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08년 로스쿨 설치 인가를 받지 못한 대학들이 줄줄이 소송을 내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 이런 점이 고려된 듯하다.
이와 관련, 교과부는 신설 약대에 대해 일단 2011학년도에는 대학별로 20, 25명의 정원으로 운영하도록 한 뒤 2012학년도에는 대학별로 최소 30명 이상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와 계속 정원 증원 협의를 해 왔으며 최근 복지부로부터 정원을 추가로 증원하겠다는 방침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6년제 약대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해 약대 교육 및 운영 여건에 대한 평가인증제를 도입해 그 결과를 약대 정원 증원 및 감축에 반영하는 등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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