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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 책 - '마지막 이벤트' 가족을 화해로 이끈 할아버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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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 책 - '마지막 이벤트' 가족을 화해로 이끈 할아버지 죽음

입력
2010.03.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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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글ㆍ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발행ㆍ208쪽ㆍ8,500원

많은 어른들은 죽음을 유해한 것으로 여겨 그것으로부터 아이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따라서 아이들은 죽음의 참 의미를 생각해보기도 전에 누군가의 부재와 그로 인해 겪는 혼란에서 죽음을 배우기 십상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동화 <마지막 이벤트> 는 죽음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이 또래를 겨냥한 작품에서 흔치않은 소재를 아이의 시선에서 써내려 간 터라 더욱 의미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주인공이 끔찍이 사랑하던 할아버지를 잃고 스스로 슬픔을 삭이는 과정을 담았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은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다운 이벤트로 그려지는데, 죽음의 슬픔이 역설적으로 정화된다. 주인공은 이기적으로 보였던 어른들이 할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며 현상으로서의 죽음 그 이상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분위기가 결코 어둡거나 차분하지만은 않다. 철없고 귀여운 할아버지 캐릭터는 유쾌하기 그지없고, 그가 권위적인 가장이었던 과거를 후회하면서 여성용 수의를 유품으로 남기는 결말에서는 진한 감동이 전해진다.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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