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프가니스탄 청소년 8명이 탈레반 반군으로 오해 받아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의해 한밤 중에 살해된 사실이 두 달 만에 드러났다.
25일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27일 새벽 3시께 아프간의 파키스탄 접경지역 가지 칸 마을에서 한 집에 살고 있던 형제와 친인척 중 6명이 근거리 저격으로 숨졌고, 1명은 아내와 자고 있던 침대에서 끌려 나와 조카가 있는 방으로 옮겨져 조카와 함께 살해됐다. 12~18세로 모두 인근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었다. 소리가 나지 않은 총으로 죽임을 당해 거의 암살에 가까웠다.
이들이 사제폭탄을 만들어 밀매하는 탈레반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한 나토군이 저지른 사건이다. 가족들은 희생자들이 무고한 민간인이라고 지역 경찰에 항의했고, 나토군은 25일에야 실수를 인정했다. 나토군 관계자는 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잘못된 정보였으며, 그 작전을 승인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 전쟁에서 사망한 민간인은 2,400여명이며, 이중 359명이 어린이였다. 어린이 131명은 연합군의 공습으로, 22명이 연합군의 야간 습격으로 사망했고, 128명은 탈레반에 의해 숨졌는데 이중 7명은 자살폭탄 테러에 동원돼 목숨을 잃었다.
한편 연합군이 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을 통해 탈레반을 몰아낸 헬만드주 마르자에서 주민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간 국기를 게양하고 정식으로 정부가 들어섰음을 선포했다고 AP 통신이 25일 전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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