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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노래는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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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노래는 진실입니다

입력
2010.03.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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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에 걸 태극기를 꺼내 손질하며 정인보 선생이 노랫말을 지었다는 노래를 흥얼거려본다.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 날은 우리의 의(義)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곧 대학에 입학하는 조카아이가 노래를 듣다 무슨 노래냐고 묻는다.

3·1절 노래라 하니 그런 노래도 있냐고 되묻는다. 학교에서 안 배웠냐고 물었더니 기억에 없다고 한다. 혹시 싶어 이번에 졸업한 고등학교의 교가는 부를 줄 아느냐고 했더니 후지게 누가 교가를 부르냐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3·1절 노래는 물론 '흙 다시 만져 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의 광복절 노래,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의 개천절 노래를 배우고 불렀다. 나는 지금도 중·고등학교의 교가를 부를 줄 안다.

50을 넘긴 세대는 대부분 그럴 것이다. 한 번은 동창들의 가족모임에 나갔더가 남편이 얼마나 열심히 교가를 부르고 다녔는지 아내와 아이까지 열창을 하는 모습에 한참을 웃었었다. 왜 뜻있는 날의 노래가 국민의 입에서 외면 당하고 사라지고 있는지 안타깝다.

너무 빨라서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요즘 신세대 가수들의 노래에 내 가슴은 뛰지 않는다. 물론 세대 차이라는 것을 안다. 노래는 부르다보면 가슴이 뜨거워져야 노래다. 그 노래가 진실한 노래다. 박재삼 시인이 말했다. "노래는 진실입니다"라고.

정일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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