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국제빙상연맹의 뻔뻔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국제빙상연맹의 뻔뻔함

입력
2010.03.02 08:44
0 0

지난 연말 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편지를 보냈다. 김연아(20)가 전주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하도록 설득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출전이 불발될 경우 해당 연맹에 징계를 줄 수도 있다는 압박도 함께였다. 당시 김연아는 토론토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었다. 훈련을 하겠다는 선수를 굳이 불러내려 했던 건 단지 흥행에 대한 강박 때문이었다.

불필요하게 넓은 오지랖을 자랑한 ISU는 정작 올림픽 판정에 대한 논란을 두고는 굳게 입을 닫고 있다. 문제가 된 판정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열린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에서 나왔다. 한국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경기 후 비디오 판독에 따라 실격 처리됐다. 한국선수가 중국선수를 밀쳤다는 게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레이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지극히 사소한 접촉일 뿐이었다.

비디오 화면만으로는 접촉이 있었는지 자체도 쉽게 분간할 수 없는 상황. 이날 주심을 맡은 제임스 휴이시(호주)는 코너에 있던 미국인 부심과 장시간 머리를 맞대더니 이내 한국의 금메달을 빼앗아 갔다. 휴이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김동성을 실격시켜 한국민의 분노를 샀던 장본인이었다.

전력을 잘 알고 있는 ISU는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휴이시가 심판을 보기로 한 경기에 다른 심판을 배정했다. 판정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있지도 않은 규정을 끌어와 이의 제기를 원천봉쇄하더니 제 식구 지키기에는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제소를 해도 승산이 없다"고 했다. 지울 수 없는 생채기는 선수들이 통째로 짊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1892년 창립한 ISU는 본부가 스위스 로잔에 있고, 현재 회장은 이탈리아인이다. 친콴타는 94년부터 17년째 ISU 회장을 맡고 있다. 창립 이후 ISU를 거친 10명의 회장은 전부 유럽 출신이다.

밴쿠버=양준호 스포츠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