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장은 24일(현지시간)“앞으로 상당기간 예외적인(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반기 경제동향을 설명하면서 “고용시장 침체와 억제된 물가상승 압력, 낮은 설비 가동률 등은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지난 주 재할인 인상 이후 출구전략 가시화를 우려하는 시장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소비, 주택시장 등 실물경제의 침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미국경제는 회복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소비자와 기업의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 경기회복은 민간부문의 상품과 서비스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에 달려 있다”며 “현재 민간 부문의 최종 수요는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일시적인 실업 감소, 제조업 고용증가 등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고용 시장은 회복되지 않은 채 상당히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어느 시점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통화긴축이 요구될 것”이라고 금리인상의 여지도 남겨뒀다.
연준은 2008년 12월 정책 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0.25%로 낮춘 후 이를 동결해 오고 있다. 연준은 지난주 시중은행에 대한 재할인율을 기존의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와 관련, 중앙은행의 은행대출 정상화를 위한 조치일 뿐 통화정책의 기조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토대로 연준의 금리인상은 최소한 수 개월간 이후에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의 초저금리 발언에 힘입어 이날 뉴욕 다수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91.75포인트(0.89%) 오른 1만374.16으로 상승 마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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