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깜짝 놀랐다. 미국에서 판매중인 신형 쏘나타의 앞 문 잠금장치 결함으로 인해 미국내 판매가 중지됐다는 소식을 접하자 마자 신속하게 국내외에서 생산된 해당 차량을 모두 자체리콜키로 했다. 자칫 문제를 오래 끌었다가는 제2의 도요타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였다.
현대차는 24일 신형 쏘나타의 앞 문 잠금장치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및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문제는 차량 내부 앞문을 열 때 손잡이 아래 잠금장치가 함께 밀리면서 문을 닫을 때 제대로 닫히지 않는 사례다. 운전자 조수석의 문을 열고 내린 후 문을 닫으려고 하면 문고리가 걸려 잘 닫히지 않는 문제가 미국에서 딜러에 의해 2건 보고돼 확인됐다는 것이다.
리콜 대상은 국내에서 지난해 12월 6일 이전에 생산된 4만6,000여대와 미국에서 올해 2월 16일 이전 생산된 자동차 중 지금까지 판매된 1,300여대다. 아직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은 5,000여대는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부품을 교체한 뒤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리콜 결정을 국토해양부와 미국 고속도록교통안전국(NHTSA)에 이번주 안에 알리고 3월 중으로 리콜을 진행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안전에는 큰 영향이 없는 문제지만 안전 사고를 미리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리콜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등 주요 외신에서 "현대차 미국법인이 신형 쏘나타의 앞문 잠금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문제를 확인해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는 기사를 송고한 지 반나절만에 자발적 리콜을 결정한 것이다. 처음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차 직원들은 오전 내내 사실 확인에 분주했고, 리콜 폭을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할 지에 대해서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날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의 기아차 공장 방문중이었고, 현장에서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 리콜결정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도요타 대규모 리콜 사태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품질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큰 일이라는 판단에 따라 재빨리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국 판매 모델도 도어락 시스템이 미국 모델과 다르지만 유사한 부분이 있어 문제를 미리 방지하고자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대량 리콜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지만, 도요타와는 달리 품질에 우선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전면 리콜 결정이 제품 결함의 이미지 보다 조그만 결함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는 현대차의 이미지를 높여줄 것"이라며 "도요타의 늑장대응으로 인해 겪고 있는 뼈아픈 고통을 현대차가 제대로 파악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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