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0)가 웃었다.
선수촌 대신 별도 호텔에 머물고, 인터뷰를 짤막한 코멘트로 대신하며 철저히 올림픽만 생각하던 김연아가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공식 연습 때도 독기 어린 표정으로 과제 점검에만 집중하던 그였다. 경기 직전까지 긴장한 듯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생각보다 부담이 적었고, 연습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는 경기 후 예상 밖 발언에는 '피겨퀸'다운 대담함이 묻어 나왔다.
24일(한국시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78.50점)으로 1위에 오른 김연아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점수보다는 연습 때 했던 것들을 모두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
올림픽에 나서 좋은 연기를 보여줘 반을 잘 끝내 진짜 기쁘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예상보다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는 김연아는 "지금이 여태까지 컨디션 중 베스트다. 올림픽까지 시간이 빨리 가지 않아서 오히려 많이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트라우트 레이크 센터에서 열린 공식 연습 때 트리플 플립을 뛰다 넘어진 일에 대해서는 "퍼시픽 콜리시엄과 빙질차가 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흔들렸다. 넘어진 일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면서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연습이 잘됐기 때문에 오늘 아침은 그냥 몸풀기일 뿐이었다"고 여유를 내비쳤다.
26일 열릴 프리스케이팅도 자신 있다는 표정. 김연아는 "토론토에서도 또 여기서도 연습이 잘 이뤄졌다. 실전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서 "내 방으로 돌아가 또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밴쿠버=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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