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장애 20대 여성을 감금한 뒤 담뱃불로 몸을 지지고 알몸 동영상까지 찍는 등 엽기적인 폭행을 저지른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새벽 1시께 서울 강북구 수유리 A나이트클럽에 있던 정신지체 2급 장애인 박모(23)씨는 안면이 있는 황모(20ㆍ여)씨와 임모(16)양에게 붙잡혀 나와 종로구 장사동의 한 여관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두 번 어울렸던 사이였으나, 지난 17일 박씨가 황씨가 머무는 여관에 놀러 갔다가 황씨 휴대폰을 가지고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앙심을 품은 황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강모(15)군 등 가출 고등학생 4명을 불러 20일 오후 1시까지 36시간 가량 박씨를 감금하면서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박씨의 옷을 벗긴 뒤 둔기로 수십 차례 때리는 것도 모자라, 머리카락을 자르고 담뱃불로 오른팔을 지지는 등의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은 심지어 변기에 머리를 넣게 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알몸 동영상까지 찍어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 이들은 나아가 박씨의 휴대폰과 현금 등 58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뒤 박씨를 은행으로 끌고 가 통장과 현금카드를 만들게 했다. 박씨 부모에게 돈을 요구해 이체받기 위해서였다.
박씨는 이들이 잠든 틈을 타 어머니에게 '여관에 납치돼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모친의 신고로 경찰이 인근 지역 여관을 수색한 끝에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날 황씨와 임양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고등학생 4명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엽기적인 폭행 사건임에도 가해자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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