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에서 한 시간 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쾌적한 신도시가 나타난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로 기아차의 디자인센터 등 통합업무단지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톰 러브리스 기아차 미국법인 판매담당 부사장은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만큼 성장했다"며 "여기에 조지아 공장까지 가동,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도요타 리콜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더욱 높아 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기아차가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3%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쏘울과 포르테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신차 쏘렌토R이 인기몰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올해 미국 판매 목표는 34만7,000대. 전년보다 무려 15%나 늘어난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쎄라토와 포르테 7만3,000대를 비롯해 스포티지(4만3,000대)와 쏘렌토(3만2,000대)의 선전에 힘입어 총 30만대를 판매(시장점유율 2.9%)했다.
올해 기아차의 성공 예감은 신차에서 나온다. 신차 출시보다 좋은 마케팅 방법은 없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신차 출시까지는 통상 4,5년이 걸려 시장상황에 맞게 신차를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도요타 리콜 사태'를 보고도 각 업체들이 신차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기아차는 이점에서 행운아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쏘렌토R과 스포티지R 그리고 로체 후속모델(프로젝트명 TF)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미 쏘렌토R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쏘렌토R은 판매 첫달인 1월에만 7,398대가 판매, GM의 이퀴녹스와 도요타 라브4에 이어 중형 SUV 판매 3위를 차지했다. 쏘렌토R은 미식축구 슈퍼볼 TV광고에도 선을 보이며 초반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기아차가 이처럼 쏘렌토R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차가 미국 전략형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적인 몸매를 디자인한 곳이 바로 기아차 미국법인 디자인센터다. 이곳 관계자는 "한달에 한번 꼴로 기아차 본사가 있는 양재동으로 출장, 피터 슈라이러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 등과 함께 수백 번의 수정을 거친 끝에 쏘렌토R이 탄생했다"며 "미국인에게 딱 맞는 디자인과 크기, 성능을 갖췄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기아차미국판매법인(KMA)은 하반기에 콤팩트 SUV 신차 스포티지R과 중형세단 로체 후속모델을 출시해 신차 돌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조지아공장이 생산에 들어감에 따라 '디자인-생산-판매'라는 현지화 3박자를 완성하게 된다. 앞서 기아차의 미국 통합업무단지는 2008년 세워졌다. 약 1,340억원이 투입된 통합업무단지는 어바인시 약 8만7,820㎡의 부지 위에 건설됐으며, 미국법인소속 직원 420여명과 디자인센터 연구원 40여명 등 총 46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안병모 기아차 미국법인 사장은"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되는 쏘렌토R의 선전으로 미국에서 기아차는 판매와 브랜드 파워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어바인(미국)=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