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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마오짱" 일장기 환호, 3분만에 탄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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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마오짱" 일장기 환호, 3분만에 탄식으로

입력
2010.02.2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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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콜리시엄이 피겨 한ㆍ일전으로 들끓었다.

24일(한국시간)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퍼시픽 콜리시엄. 빈자리가 드문드문 눈에 띄던 관중석이 5조 워밍업이 시작될 무렵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피겨퀸' 김연아(고려대)와 '일본의 자존심' 아사다 마오(이상 20ㆍ일본)가 등장하자 태극기와 일장기가 1만5,000 관중석을 양분하다시피 했다. 라이벌 구도를 말해주듯 링크에 들어서기 무섭게 정반대로 엇갈려 얼음을 지친 김연아와 아사다는 각각 빙질 점검과 점프 연습으로 7분간의 '준비운동'을 마쳤다.

일본팬들은 아사다가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을 뛸 때마다 탄성을 터뜨리며 "마오짱"을 외쳤다. 이후 김연아도 질세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점검하며 관중석을 서서히 달구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사다의 순서. 붉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가면무도회'에 몸을 실은 아사다는 첫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를 무난히 통과했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 일본팬들은 아사다가 과제를 성공할 때마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흥분 섞인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더블 악셀로 점프 과제를 마치고 스핀으로 옮겨 갈 무렵에는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아사다의 흥을 돋웠다.

8개 과제를 전부 끝낸 아사다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감격해 했다. 깍지를 껴 기도하는 마음으로 점수를 기다리던 아사다는 개인 최고점(75.84점)에 가까운 73.78점을 보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관중석 역시 1위가 확정이라도 된 듯 일장기가 붉은 물결을 이뤘다.

하지만 일본팬들의 흥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이어 출전한 김연아가 도무지 틈이 보이지 않는 연기로 아사다를 2위로 끌어내렸기 때문. 아사다의 높은 점수에 흔들리지 않으려는 듯 링크 바로 앞에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얘기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몸을 푼 김연아는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다른 사람이 됐다.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가 별안간 매혹의 '본드걸'로 얼굴을 바꿨다. 관중석은 앞선 아사다 때와 달리 '여왕'의 동작 하나하나에 숨죽여 집중하는 분위기. 3개의 점프 과제를 완벽하게 마친 뒤 경쾌하게 바뀐 리듬에 맞춰 스텝을 밟아 나가자 아껴뒀던 환호가 한꺼번에 터졌다.

의심의 여지없는 '클린'.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78.50점)을 확인한 김연아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흘렸다. 김연아가 아사다에게 뒤진 항목은 스텝 시퀀스(아사다 4.30-김연아 4.00)뿐, 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과제에서 아사다를 눌렀다.

경기 후 김연아는 "앞선 아사다의 경기는 완벽했다. 안 듣고 못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봤다. 하지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다"고 말했고,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 10점 가까이 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만족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둘은 프리스케이팅(26일) 조 추첨에서 각각 24명 중 21번째(김연아), 22번째(아사다)로 순서가 확정돼 쇼트프로그램과 앞뒤를 바꿔 연기하게 됐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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