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호들갑은 불과 3분 만에 잦아들었다.
일본 언론들은 24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20)에 앞서 연기를 펼친 아사다 마오(20)가 자신의 최고점을 경신하자 경기 사진과 함께 속보를 급히 게재했다. 그러나 곧이어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에 밀리자 차분한 어조로 경기 결과를 보도했다.
일본의 <스포니치> 는 "마오가 지난 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이토 미도리 이후 두 번째로 3회전 반 점프를 성공했다"며 "그러나 김연아가 선두로 나섰다"고 짧게 언급했다. <스포츠호치> 도 "일본의 3명 선수 가운데 최초로 연기에 나선 마오가 3회전 반 점프로 73.78점의 고득점을 해 8명을 남긴 시점에서는 선두였다"고 전한 뒤 "마오 직후에 연기한 지난 시즌 세계 선수권 여왕 김연아가 세계 역대 최고인 78.50으로 1위에 올라섰다"고 전했다. 스포츠호치> 스포니치>
<마이니치 신문> 은 이례적으로 김연아를 극찬했다. 이 신문 온라인판은 "연아, 세계 최고 또 경신"이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우승후보 김연아가 영화 007 메들리에 맞춰 요염한 본드걸을 연기했다. 첫 3회전-3회전 연속 점프를 성공시켰다. 종반에는 음악의 업템포에 맞춰 선이 살아있는 스텝으로 경기장을 달궜다. 마지막에는 권총을 쏘는 포즈로 미소를 짓는 김연아가 관중의 심장을 사로잡았다"고 상세하게 묘사했다. 마이니치>
그 밖의 해외 언론들도 일제히 찬사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김연아의 78.50은 역사상 최고 점수이며, 2위인 아사다 마오보다 5점 가까이 높다"고 보도하면서 "스핀, 스파이럴, 스텝 등 연기의 구성 요소 모두가 세계 챔피언다웠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세계기록을 세운 한국의 본드걸 김연아가 라이벌들을 날려버렸다(blows away)"면서 "김연아는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한국인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밴쿠버=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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