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의 선택이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Q)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 직장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급락했던 펀드 수익률이 최근 많이 회복하긴 했지만, 내가 가입한 금융기관에서는 일일이 물어보지 않으면 수익률이나 전망 등을 잘 알려주지 않아 불만입니다. 최근에 펀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또 옮길 때 주의할 건 없는지 알려주세요.
A) 지난달 25일부터 대 고객 서비스 향상 및 편의성 제고를 위해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도입됐습니다. 펀드를 처음 가입했던 판매사 이외에 다른 금융기관으로 별도의 수수료 없이 옮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펀드이동제를 활용하면 여러 금융기관에 별도로 가입했던 펀드를 한 판매사로 몰아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질문하신 투자자처럼 펀드관리에 불만이 있거나, 펀드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면 펀드이동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그러나 판매사를 이동하기 전에 몇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투자한 펀드가 이동이 가능한 펀드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판매사 이동제가 시행됐다고 해서 모든 펀드의 이동이 가능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 받는 펀드 중 공모펀드가 대상이며, 이동하고 싶은 펀드를 옮기고자 하는 금융기관이 판매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운용사와 펀드명만 같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시리즈나 종류까지 일치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예컨대 라는 펀드를 가지고 있다면 앞의 운용사나 ABC라는 이름뿐 아니라 맨 뒤에 붙은 '5호(주식)A-임'까지도 동일한 펀드를 판매하고 있어야 합니다. 한번 이동하게 되면 3개월 내 재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역외펀드, MMF, 사모펀드, 엄브렐러펀드, 장기 비과세 펀드 등도 이동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한 금융회사에 국내 펀드, 역외 펀드, MMF 등 다양한 펀드를 가입한 투자자라면 이중 국내 펀드만 이동할 수 있어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오히려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이동대상에서 제외된 펀드 가운데 해외주식형펀드ㆍ세금우대펀드ㆍ이연판매보수제(CDSC) 펀드 등은 상반기 중 이동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펀드이동을 할 경우 수수료나 보수는 어떻게 될까요? 펀드 이동을 위해 추가 수수료 등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판매사가 바뀐다고 펀드 보수가 변경되는 것도 아닙니다. 펀드 판매사를 옮긴다고 운용사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펀드 이동을 한다고 해서 옮기기 전과 비교해 수익률이 좋아진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마케팅 차원에서 펀드 이동시 타 금융상품의 예치금리를 높여주거나 대출금리는 낮춰주는 등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또 펀드를 하나의 금융기관으로 집중하게 되면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며, 금융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사후관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펀드 이동을 한다고 해서 당장 수수료나 보수,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 셈입니다. 따라서 펀드 이동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해 줄 수 있는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평판, 직원의 고객 상담능력, 사후관리를 포함한 펀드의 관리시스템을 고려하여 선택해야 합니다. 펀드를 이동하기 전에 정기적으로 시장상황 정보를 제공해주는지, 투자펀드의 분석과 전망을 통해 객관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지도 놓치지 말고 체크해야겠지요.
박승호 국민은행 평촌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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