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근교 카슨시(市) 중심가는 자동차 판매점 밀집지역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하지만 요즘은 기아차 간판에만 불이 들어와있다. 기아차 판매점 바로 길 건너편에 크라이슬러, GM, 포드 딜러점이 있으나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GM과 크라이슬러는 2008년 경기침체로 철수를 했고, 사정이 조금 나았던 포드도 지난해 가을까지 버티다가 같은 신세가 됐다. 미국 빅3의 몰락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기아차 판매점 안으로 발을 들였다. 활기가 넘친다. 기아차가 후원하는 미 프로농구(NBA) 관련 사진, 테니스 호주 오픈 사진 그리고 쏘렌토R의 미슈퍼볼 TV 광고 한 장면도 걸려있다. 책임자 후안 알라콘씨도 싱글벙글이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의욕이 넘친다. 혹독한 지난해 불경기에도 오히려 전년보다 10% 판매가 늘어난 1,035대를 팔았기 때문이다. 소형차 쏘울과 포르테가 좋은 평가를 받는 덕택이다. 더군다나 새로 나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R을 찾는 손님들도 크게 늘었다. 알라콘씨는 "도요타 리콜 사태로 브랜드에 의존하던 고객들이 기아차의 포르테와 쏘렌토R을 다시 보고 있다"며 "올해는 쏘렌토R과 포르테의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그가 기아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기아차의 인지도가 워낙 낮아 초기에는 싼 가격을 무기로 손님을 쫓아 다녀야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완전히 바뀌었다. 손님이 제 발로 찾아 오고 있는 것. 알라콘씨는 "성능은 물론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변한 것이 최근 판매 상승의 원인으로 생각한다"며 "구매층도 중산층과 젊은이로 확대되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올해 그의 목표는 1,500대. 40%이상의 판매신장은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답했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닙니다. 경쟁업체가 주춤거리는 사이에 이렇게 훌륭한 신차를 갖고 있다면 승부를 걸어야죠."
카슨(미국)=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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