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 "국민과 국가와 세계의 진정한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할지라도 과감하게 그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공동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10'에서 "세계 경제의 600년 흥망사를 연구한 한 학자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가르는 변수는 국토나 자원과 같은 이미 가지고 있는 물리적 요소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정책의 선택에 있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을 겪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정책적 당위성을 재차 강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금융의 역할에 대한 기본 철학부터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없이 실물경제가 원활히 작동할 수 없듯이 실물경제와 유리된 금융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겨준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은 개도국과의 개발협력 과정에서 정부나 공공기관 추천을 받은 사람들에게 연수교육과 경제교육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그 범위와 대상을 민간부문으로 넓히는 지식파트너십 확대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코리아 2010은 국내외 재계 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인사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대한민국 미래상 등을 논의하는 국제학술회의다.
회의에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민간, 기업, 공공부채가 2008년 국내총생산대비 370%에 달한다"면서 "한국은 신용문제를 겪는 아시아 국가로 여겨지고 있어 경기 부양책에서 천천히 탈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스틴 이푸 린 세계은행 부총재는 "한국은 G20에서 개도국 목소리를 반영하고 녹색 경기부양책을 의제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고, 티에리 드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장은 "G20에서 출구전략과 글로벌 무역 불균형 및 금융규제 등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과 크리스토퍼 그레이브스 오길비 PR 월드와이드 글로벌 CEO가 한국의 브랜드 전략을 놓고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그레이브스 CEO는 "한국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세계에 파견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태권도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첫 번째 (전략으로) 꼽은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어 위원장은 "태권도를 가르치는 게 1순위라고 했는데, 사실과 맞지 않다"면서 "글로벌 기업의 CEO라면 제대로 알고 지적을 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10여분간 공방이 이어졌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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