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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요타 청문회' 급발진 원인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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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요타 청문회' 급발진 원인 놓고 공방

입력
2010.02.2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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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리콜 사태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에 대한 미 의회 청문회 이틀째인 24일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사장의 출석으로 미ㆍ일 양국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요타자동차 창업자 4대손인 아키오 사장은 마지막까지 워싱턴 행을 망설였으나, 미국여론의 강한 압력에 밀려 결국 청문회장에 나왔다. 특히 23일 출석한 제임스 렌츠 미국 도요타 판매담당 사장의 석연치 않은 증언으로 오히려 도요타 자동차 결함에 대한 의문이 증폭된 상황에 출석해 부담이 더 컸다. 아키오 사장은 미리 배포한 증언서를 통해 "리콜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며 "너무 빨리 성장하다 보니 안전이라는 우선순위에 혼선이 생긴 것이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고 자세를 낮췄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아키오 사장의 증언은 도요타 자동차의 운명뿐 아니라 전 일본회사와 일본 제품의 신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정부도 아키오 사장의 의회 출석에 앞서 "도요타 차 관련 급발진 신고 모든 사례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발표하며 미국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

23일 청문회에서도 렌츠 미 도요타 자동차 판매사장, 레이 러후드 미 교통장관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리콜 사태를 초래한 급발진 원인을 놓고 집중적 공방이 벌어졌다.

렌츠 사장은 "실수를 인정한다"며 "안전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너무 늦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급발진 원인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추궁이 잇따르자 기존 주장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렌츠 사장은 일부에서 지목하고 있는 전자제어장치(ETCSㆍElectronic throttle control system) 결함에 대해 "전자통제 시스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했다가 헨리 왁스먼(민주당) 위원장이 "보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자 "지금까지의 대응이 급발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났다. 그는 이어 "기계적이거나 인간적, 또는 다른 종류의 실수가 있을 수 있다"며 "잠재적 원인을 더 규명해야 한다"고 말해 ETCS 결함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책임 회피성 발언도 비난을 받았다. 렌츠 사장은 존 딩겔(민주당) 의원의 구체적 지적에 대해 수차례 "잘 모른다"고 한 뒤 "결함과 안전문제는 일본의 경영진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책임을 넘겼다. 뉴욕타임스는 "미 MBA 출신 마케팅 전문가인 그의 발언은 미 도요타의 의사 결정권이 미 근로자에게 있다는 도요타측의 오랜 주장과 대조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청문회에는 2006년 10월 렉서스 차량을 몰다 급발진 경험을 당한 론다 스미스라는 여성의 체험담이 주목을 끌었다. 스미스는 "테네시주 고속도로에서 속도가 시속 160㎞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갑자기 통제불능에 빠졌다"며 "미친 듯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바꿨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10㎞를 달려서야 차를 멈출 수 있었다"는 그는 이를 도요타측에 항의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거짓말쟁이 바보로 낙인 찍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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